<16강전> ●박정환 9단 ○자오천위 4단
![기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2/11/95793e1b-70ef-4119-b74b-c63a91055ad0.jpg)
기보
4보(46~64)=박정환 9단은 먼저 47로 한 칸 뛰어 큰 곳을 선점했다. 뒤이어 51로 넘으면서 쏠쏠한 실리까지 챙겼다. 기분 좋은 흐름이다. 알토란 같은 자리를 흑이 쏙쏙 차지하고 있다. 자세를 낮춰서 바둑판을 쳐다보고 있는 자오천위 4단의 낯빛이 사뭇 어둡다. 지금 이대로라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백이 뭔가 새로운 묘안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참고도 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2/11/b9a252b1-9cad-4025-9176-856ccf1666a4.jpg)
참고도 1
자오천위 4단은 결심한 듯 52로 풍덩 적진에 홀로 몸을 투신했다. 한 번 적진에 뛰어들어온 이상 후퇴는 불가능하다. 백은 이제는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총력을 다해 공격하는 적군의 포위망을 뚫고 생을 도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참고도 2](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2/11/c5422c45-08a7-4269-922a-4501b2f2fb15.jpg)
참고도 2
56~59까지. 돌들이 끊고 끊기는 혈전이다. 마주 보고 있는 돌 네 개가 끈질기게 맞물려 있다. 여기서 한 끗만 발을 헛디뎠다가는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흑백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일단 선수를 잡은 쪽은 흑이다. 흑은 어떻게든 어지럽게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한다. 박 9단은 고민이 많다. '참고도 1'처럼 단수치는 것은 백의 의도대로 해주는 꼴이다. '참고도 2' 역시 백이 기분 좋은 전개다. 고심 끝에 박 9단은 59로 단수친 다음 61로 단수쳐서 난전을 헤쳐나가기로 했다. 난해한 이 싸움은 어떻게 될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