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제조업 미래는 서비스와의 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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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혁신적인 변화와 가치창출을 통한 제조업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영국 롤스로이스는 항공사에 엔진을 판매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엔진을 관리하고 보수하는 ‘토털케어’ 서비스로 엔진사업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서비스 분야에서 벌어들였다. 고객과의 관계가 단순히 제품을 제공하고 비용을 지급받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정보의 흐름으로 연결되었고, 결과적으로 단순한 고객과 공급자가 아닌 상호신뢰와 믿음을 중시하는 파트너로 진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존의 제조업 틀을 깨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합하는 비즈니스 모델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은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핵심 도구가 되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현을 위해서는 첫째로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관점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 둘째는 제조기업 특성에 맞는 회사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하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이는 고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회사의 내부시스템과 핵심역량 전반의 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급조된 어설픈 서비스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셋째로 외부 역량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제조업에 특화된 기업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연구 개발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는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열악한 국내 제조업이 시대상황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기반한 지원 정책과 함께 규제완화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우리 제조업의 창조적인 가치 혁신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같은 ICT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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