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이번 선거는 친홍 vs 비홍" 김성태, "친홍도 중립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일 “이번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 유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중도사퇴로, 친박 후보가 홍문종 의원으로 정리됐다.

이틀 뒤인 12일 오후 4시 치러지는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신주류(홍준표+김무성) 연합후보 성격의 김성태 의원, 친박계 단일후보 홍문종 의원, 중간지대에서 미는 한선교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4선)은 본래 범친박계로 분류되지만 최근 중간지대로 옮겨 이주영·조경태 의원과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김무성계와 홍 대표의 직·간접적 지지를 받는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3선)은 함진규 의원(경기 시흥갑·재선)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영입했다. 친박계에 대한 일종의 '갈라치기'였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분명 비박이고, 함 의원은 친박인사"라며 이례적으로 함 의원의 계파를 부각시켰다. 그런 뒤 "다른 후보들이 계파 청산을 이야기하는데, (계파청산)조합은 이렇게 이뤄져야 한다. 사실상 다른 후보들은 기존의 친박(홍문종), 범친박(한선교)계고, 중립·중도파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에 사당화 문제가 있다면, 김성태가 깨겠다"는 말도 했다. 당내 비주류 진영에서 그가 원내대표가 될 경우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가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걸 의식한 발언이었다.

유기준 의원과 친박계 단일화에 성공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유기준 의원과 친박계 단일화에 성공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4선)은 친박계 색채가 뚜렷하다. 이날 친박계 단일화에 성공한 홍 의원은 ‘친홍준표 대 반홍준표’ 구도로 선거전을 몰고 가고 있다. 홍 의원은 “당 대표 주변의 사람을 친홍이라고 부른다”며 홍 대표를 견제할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지금 우리 당 의원들은 당 대표의 의견이 당 전체, 원내까지 여과 없이 집행되고 강요되는 일이 있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로 친박계이긴 하지만 색채가 옅은 이채익 의원(울산남갑·재선)과 손을 잡은 상태다. 이 의원은 울산 남구청장, 울산항만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중립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 이 자리에서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왼쪽부터 이주영, 조경태, 나경원, 한선교 의원. 나 의원은 이에 앞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문규 기자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중립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 이 자리에서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왼쪽부터 이주영, 조경태, 나경원, 한선교 의원. 나 의원은 이에 앞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문규 기자

한선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남은 이틀간 선거운동을 통해 절반에 가까운 부동층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도 홍문종 의원처럼 당내 반홍정서를 파고들고 있다. 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원내대표가 되면 홍 대표와 달리 앞문·뒷문 뿐 아니라 아예 담을 허물어야 한다. 유승민 의원이든 안철수 의원이든 당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들을 향해 "샛문은 열려 있다"고 말하는 등 제한적 입당을 허용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보다 통합의 가능성을 열겠다는 취지다. 그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는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마산합포·5선)이다. 원내지도부 출마자 가운데 최다선이다.

경선 최대변수는 결선투표다. 한국당 의원은 116명이다.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한다. 당 주류가 미는 김 의원은 1차투표에서 승부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홍 의원이나 한 의원은 1차에서 35~40표로 안정적으로 2등을 한 후 결선투표에서는 반홍정서를 등에 업고 당선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당내에선 결선투표로 갈 경우 친박계나 중간지대가 손을 잡고, 홍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주류측은 "친박계나 중간지대 의원들의 결속력이 예전같지 않다. 결선투표에 들어가더라도 비주류 표가 분산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