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부녀, 법정서 만났지만 ‘모른 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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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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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추행·살인·사체유기 사건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딸 이모(14)양과 재판에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척하지 않고 눈길을 피했다.

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의 공범 박모(36)씨를 상대로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영학과 딸 이양은 박씨 혐의에 대한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두 사람은 각각 구치감에 머물다가 한 명씩 박씨 재판이 열린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장이 다음 공판 절차를 설명하기 위해 모든 피고인을 입정시키면서 이영학 부녀는 수 분간 함께 피고인석에 섰다. 그러나 서로 인사나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 없이 재판에 임한 두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재판이 끝나자 각자 법정을 빠져나갔다.

앞서 이영학은 지난달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박씨에 대한 증인으로 자신과 딸이 함께 채택되자 흐느끼며 “아이를 여기(법정)에서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한 바 있다.

오는 12일 두 사람은 다시 한번 법정에서 만나게 된다. 이번에는 증인과 피고인이다. 이날 이영학 딸의 변호인은 “이영학을 양형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이영학은 “약을 엄청 먹어 형이랑 통화한 것과 헷갈렸다”며박씨가 자신의 범행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에 자신이 박씨에게 살인·사체 유기 등 범행 사실을 말한 적이 없다며 기존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고박씨에게 사과했고, 박씨는“그거면 됐다”고 답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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