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해찬 총리, 국민 모독" 열린우리 "홍준표 의원, 정치 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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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치권은 지난달 2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발생한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간의 격한 언쟁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 총리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흥분한 모습을 보인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당장 사과하고 브로커 윤상림에게서 얼마의 후원금을 받았는지 고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국무총리가 브로커와 골프를 치고 후원금을 받았으면서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도리어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큰소리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목청을 높였다.

반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대정부 질문을 정치 선동장으로 만드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일인가"라며 "질의가 아닌 일방적 공격으로 대정부 질문마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몇 사람이 있다"고 홍 의원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적반하장"이라며 "사실이 아닌 주장으로 이 총리를 공격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오히려 명예훼손의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국무총리실이나 홍 의원의 홈페이지, 각종 포털사이트에 쏟아진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보기 민망스러운 장면이었다"며 두 사람 모두를 꾸짖었다. 한 네티즌은 "'누가 먼저'를 탓하기 전에 감정적으로 서로 비하하는 말투에 실망했다. 이성적이며 신사적인 방법으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세련된 정치문화를 많은 국민은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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