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중공 투자에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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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홍콩=박병석 특파원】2일 홍콩에서 개최된 광주시 투자유치 단의 한국 상공인 초청 설명회는 비록 격이 낮은 모임이기는 하나 한국인들만을 상대로 별도의 시간을 가졌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존의 한·중공거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지난 달 말부터 홍콩을 방문중인 광주시 투자유치 단 (단장 광주시 부시장)은 그 동안 미·일·호주 등 각국 상공인을 대상으로 각각 별도의 설명회를 진행해왔으나 원 계획표에 한국은 그 대상에서 제외 됐었다.
아더 핸더슨 회계법인이 중간에 서서 계획에 없었던 한국 상공인들과의 모임을 주선했으나 중공 측이 제시한「부대조건」들은 상당히 엄격한 것이었다.
중공 측은 현재의 한·중공 양국관계를 고려해 ▲투자유치 단장인 광주시 부시장이 불참하고 실무자를 통해 설명회를 갖고 ▲한국 측도 홍콩에 현지법인 등록이 돼있는 회사만 참석하되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러한 중공 측의 단서에 따라 한인 상공인 회 (회장 이래건)도 중공 측과 격을 맞추기 위해 홍콩에 현지법인 등록을 마친 회사들만 참석하되 될 수 있는 대로 지사장 급이 아닌 실무자들의 참석을 유도했다.
물론 중공 측이 참석자들을 체크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한·중공간의 접촉문제는 내용 못지 않게 격과 명분이 중시되고있다.
설명회가 끝난 후 우리측이『한국기업인들이 중공출입국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려여부』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중공 측은 『그것은 외교부의 소관이며 우리가 답변 할 수 있는 권한 밖의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앞서 있었던 한·중공간의 접촉은 이보다 더 의미가 크고 깊숙한 사례들이 많이 있다.
현재 한국상사들의 대 중공 투자상담 추진건수는 1백여 건을 넘고 있으나 성사된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 한국 대기업 총수 등 대부분의 종합상사 사장들을 비롯한 큰 회사 중역들이 이미 중공을 방문한 바 있는 것도 홍콩에서는 알려진 비밀이다.
또 85년 말에는 한국 종합상사 사장 등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경제계 중진 10여 명이 단체로 북경에서 개최된 국제상품 전시회에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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