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 판화작가들 국내 전에도 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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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동구공산권과의 미술교류는 지금까지 주로 판화를 통해 이뤄져왔다.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에 동구권 작가들이 출품해오고 있으며 국내 작가들 역시 개인 자격으로 유고에서 개최되는 유브리아나 국제판화비엔날레에 출품해오고 있다.
유브리아나 국제판화비엔날레는 폴란드의 크라코판화비엔날레와 함께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전람회.
국내에서는 81년 재미작가 황규백씨가 유고 과학예술원상을 받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83년에는 김구림·한운성씨등 10여명이 유브리아나 국제판화전에 출품하기도 했다.
국내 미술계에 동구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이기 시작한 것도 80년대 들어서부터. 80년 공간미술관이주최한 제1회 국제미니어처판화전에 체코·폴란드·유고작가들이 출품하면서였다.
이후 81년 동아국제판화비엔날레(현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가 9년 만에 부활되면서 헝가리·체코 각1명, 폴란드 2명등 공산권작가들이 참여했고 86년 제5회 때는 유고의「도브리·스토자노빅」씨가 대상을, 폴란드의「크르지스토프·글로비키」씨가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가기관 차원에서 동구권 국가와의 교류전이 처음 모색된 것은 지난 83년.
황규백씨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유고 유브리아나 미술관과 국립현대 미술관과의 접촉은 유브리아나 미술관에서 한국판화 드로잉전이라는 특별 전을 개최, 서세옥 김구림 한운성 윤명노 황규백씨등 8명의 작가작품을 소개하기까지 했으나 그 직후 일어난 버마 아웅산사건으로 서울 전은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당시 한국 측 큐레이터로 유고를 방문했던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유브리아나·자그레브·베오그라드의 현대미술관장들을 각각 만나 의사를 타진,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밝히고, 특히 민화전 같은 한국의 이미지를 강하게 줄 수 있는 전시회를 열어줄 것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88서울올림픽과 관련한 문화행사에는 공산권 작가들의 참여도가 활발해 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에 폴란드의「아바카노비치」씨 등이 현지제작에 참여한 것을 비롯, 중공의 하다분, 체코의「지모토퍼」, 동독의「하이지크」, 헝가리의「타마스」, 폴란드의「스타세우스키」, 루마니아의「마리우스· 마타나스」, 소련의「카바코프」, 유고의「클머」등도 국제현대회화제에 출품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미술관·화랑·미협등에서 이렇다할 교류계획은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 국립현대미술관 이경성관장은『공산권은 개인화랑 등이 없으므로 앞으로의 교류는 국가기관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유고와의 교류전은 급작스런 사건으로 중단된 것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술계는 동구권은 특히 판화가 크게 발전돼있고 체코의「타피스트리」, 폴란드의 「크리스탈」등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으므로 이들이 국내화단에 소개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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