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靑, 인용한 교황 발언은 허위…바로잡아 달라”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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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친절한 청와대'라는 이름으로 23만 명이 청원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친절한 청와대'라는 이름으로 23만 명이 청원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천주교가 최근 청와대의 낙태죄 폐지 청원 답변 중 프란치스코 교황 부분이 허위 인용됐다며 항의했다.

27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위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가 답변한 것처럼)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6일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일부 발언을 인용했다.

이에 천주교 측은 “(마치 청와대가)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처럼 발표했다”며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낙태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끔 교묘한 방법으로 호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청와대 언급대로 교황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그 출처를 명확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재우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은 인용된 교황의 발언은 “2013년 8월 19일 이탈리아 잡지와 (교황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얘기”라며 “가톨릭 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해 선포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원장은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낙태에 대해) 교회의 가르침은 명확하다”며 낙태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주장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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