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수능 상황본부장을 맡은 김준호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연합뉴스를 통해 “시험이 무사히 끝나 다행이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 이상 바랄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와 경북도 수능 상황본부원들은 애초 수능 예정일이던 지난 16일 전부터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관리했다. 그러던 중 지난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강진이 일어나 큰 피해가 났다.
김 본부장은 “연기하는 과정에서 고통과 진통이 많았다”며 “애초 수능 예정일인 16일에 여진이 왔던 만큼 결과적으로 보면 연기하기를 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능을 연기한 이후에도 더 바쁜 시간을 보냈다. 시험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포항 27개 고교 교장과 고등학교 3학년 부장, 학교운영위원장이 모아 협의했다. 포항고와 포항 장성고, 대동고와 포항여고 등 4개 시험장을 남구에 있는 포항제철중과 오천고, 포항포은중과 포항이동중으로 옮겼다. 기존 시험장은 지난 15일 5.4 규모 지진 진앙과 가까워 수험생이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어서다.
그 뒤에도 그와 상황본부원들은 만약 사태에 대비해 경주·영천·경산에 예비시험장을 마련하고 학생 이동수단을 짜는 등 각종 계획을 세웠다. 집에 갈 시간도 없었고 밤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포항에 상주하다시피 했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22일 밤부터 포항에 머물렀다.
김 본부장은 “수험생들은 이제 시험이 끝났지만 관리하는 우리는 아직 답안지를 보관했다가 내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보낼 때까지 긴장을 풀 수 없다”며 “내일 저녁에는 상황본부원들이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