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국립극장·국악원>"우리 공연 예술 세계에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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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통」과 「최고」를 지향하는 우리 문화 1번지로서의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은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는 올해 해내야 할 역할이 적지 않다. 오는 8욀 중순부터 50일간 열리는 올림픽 문화 행사를 통해 우리네 것을 세계 무대에 내보이는 일이 그것.
이를 위해 연초부터 카운트다운을 시작, 그간 닦아 온 기량을 최종 점검하는데 심혈을 쏟고 있으며 두둑하게 예산도 얻어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화 바람,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자체 체질 개선 등 내부적 진통도 예상되고 있어 이래저래 올 한해는 부산할 수밖에 없으리란 전망들.

<국립극장>
『무엇보다 올림픽 문화 행사를 치러 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게 극장장 허규씨가 밝히는 올해의 구상.
규모와 권위를 인정받는 공연 예술의 중추로서 그 동안 축적된 것을 바탕 해 「우리 것」을 발표하고 전통 있는 외국 단체들의 초청 공연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국립극단·창극단·무용단 등 극장 산하 6개 단체들이 창작 발굴된 작품들을 실제 제작, 상반기 중 시연을 마치고 9월 무대에 올린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예산도 예년보다 30% 늘어난 40억원으로 책정, 대표적 레파토리로 매머드로 꾸미는 국립 창극단의 「춘향전」등 행사 지원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확정돼 있는 것은 창극단의 「춘향전」을 비롯, 처용과 심청 이야기를 접합시킨 국립극단의 「팔곡병풍」, 이차돈의 순교를 소재로 외래 종교와 전통 무속과의 대립·갈등을 묘사한 국립 무용단의 「하얀 초상」, 삼국 시대의 설화와 역사를 종합 구성한 국립 오페라단의 「불타는 탑」·국립 발레단의 「왕자 호동」 등이며 축전 개막제·IOC총회 공연 등도 계획돼 있다.
이밖에 단체별 정기 공연을 포함, 판소리 무대·지방 순회 공연 등 예년과 비슷한 총 80여 편의 작품 공연을 추진 중인데 문예진흥원과 공동으로 해 온 창작 발굴 사업은 올해도 계속된다.
또 『관객이 많아야겠다는 것이 절실하다』는 허씨의 말처럼 소식지 발간·예매 창구 확대 등 관객 유치를 위한 「전략 구상」은 하나의 과제로 계속 시도될 참.

<국립국악원>
『장소 문제가 해결된 만큼 강좌·강습을 연중 운영해 동호인 만들기에 주력하겠다』는 게 서초동 신축 국악당에 입주한 이승렬 국악원장의 포부.
종래 악기 소개에 그쳤던 것을 중급반·고급반 등을 신설, 전문과정까지 이끌며 자료실의 일반 공개, 연구실 설립, 더 나아가 단원들의 개인적 자질 향상까지 꾀함으로써 국악의 전수·보급 사업에 보다 내실을 기한다는 것.
특징 사업으로 몇 년째 해 오는 주 1회 상설 무대 공연은 물론 『옛것을 찾으면서 현대적인 것을 모색한다』는 재현·개량 등 국악 현대화 작업도 주요 사업으로 계속된다.
그러나 올해 무엇보다 주안하고 있는 것은 2월 중순부터 한 달간 계속될 국악당 개관 공연과 올림픽 문화행사로 이를 위해 예년의 배에 가까운 2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 있다.
개관 공연으로는 인간 문화재 등이 출연, 국악 전 분야를 공연하는 것과 지방 연주 단체 및 인도네시아·태국·중공·인도·일본 등의 전통음악 연주단체 초청 공연 등이 계획돼 있으며 올림픽기간과 병행해 마련되는 국악 큰잔치에는 전통 음악·무용의 상설 공연과 종묘·창경궁에서의 옛 법식 재현, 전시회 등이 추진되고 있다.<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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