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수다] 초등논술방-이모티콘·은어 남용 말고 나라 말 지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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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매봉초 4>

우리나라는 36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였다. 그래서 남에게 지배당하는 민족, 식민지의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소설 '꽃잎으로 쓴 글자'에서 잘 알 수 있고 우리나라의 예기는 아니지만 '마지막 수업'도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1) 보기 글 <가>에서 승우 아버지가 강조하는 것은 '우리나라 말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보기 글 <나>도 하멜 선생님이 칠판에 프랑스 말로 '프랑스 만세!'라고 쓰며 '자기나라 말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강조한다. 한 나라가 얼과 말과 글을 빼앗기면 평생 식민지로 살아가고, 다른 나라의 속국이 되면 살 것이다.

(2)지금도 자신의 나라의 말과 얼과 글을 찾지 못하여 분열되고 다른 나라의 속국이 되어있는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감정기 때 일본의 창씨개명, 일본어 사용강요 등 일본이 그토록 우리나라의 말과 글을 빼앗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우리민족의 말과 얼과 글을 지켜나갔기 때문에 해방될 수 있었다. 나라를 빼앗겨도 그 나라의 얼과 말과 글이 있다면 해방될 수 있고 어떠한 역경과 고난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한글을 지킨 옛 선조들의 노력을 모르고 이모티콘, 비어, 은어를 지나치게 쓰는 아이들이 많다. 세종대왕님이나 주시경선생님이 보았을 때 어떻게 생각하실까. 아무쪼록 우리나라의 말과 얼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한 성현들의 은혜를 되새겨 우리나라의 말과 얼과 글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겠다.

*** 총평

논리 일관적 … 비문 많아 아쉬워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국어논술능력(맞춤법, 문법에 맞고 의미가 명확한 문장)의 부족 탓에 전체적인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다. 맞춤법에 어긋난 '예기(이야기)', '일제감정기(일제강점기)' 등부터 눈에 거슬린다. 문장 (1)에서는 '강조하다'라는 동사가 두 번씩이나 나왔다. 문법적으로 틀린 비문이니 퇴고하길 바란다. 문장 (2)는 논증과정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걸 보여준다. 예컨대 지금 어느 나라가 말과 글을 빼앗겨 식민지가 되어있는지, 적절한 예시를 들어주어야 설득력을 갖추지 않을까. 이번 논제는 논술의 기초실력인 이해력(독해력)과 보기 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분석할 줄 아는 논리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준영 학생은 보기 글 <가>와 <나>를 정확하게 독해한 뒤 둘을 비교하며 자신의 논지를 초지일관 밀고나간 게 큰 장점이다. 또한 또래의 어린이들이 은어.속어를 너무 쓰는 것부터 고쳐야 우리 말과 글, 얼을 잘 지키는 거라는 현실적인 대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작은 것(맞춤법, 제대로 된 문장)부터 잘해야 큰 것(감동과 설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새기길 바란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 다음 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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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제=크레타 미로 궁전에서 탈출한 이카로스는 너무 높이 날고 싶은 욕심만 부리다 밀랍날개가 타, 추락하고 맙니다.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충고를 무시한, 이카로스가 대기권의 어느 지점에서 추락했을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대며 논술하시오. (600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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