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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수출이 효자’·…경제성장 기여율 78.5%, 5년만에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의료기기·반도체, 수출 증가율 1~3위 #세계 수출액, 8위→6위 #제조업 상반기 일자리 창출 2177개

 12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최근 수출의 특징과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시장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3.33%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최고치인 2015년 3.19%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수출 누적금액도 3751억 달러(약 420조원)로, 홍콩과 프랑스를 추월해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올해 1∼9월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78.5%로, 2012년(93.9%)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이 계산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이 계산

 수출물량 증가율(1~9월)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컴퓨터 및 주변기기가 45.6%로 가장 높았으며, 의료 및 측정기기(32.6%)-반도체(25.4%) 순이었다. 특히 전통적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컴퓨터·철강 외에도 의약품(23.4%) 화장품(15.1%) 음식료품(6.3%) 등 대부분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수출도 12.7% 증가했지만 이는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글로벌 경기악화, 태풍으로 인한 현대차 울산2공장 침수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년 대비 13%나 급감했다.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이 계산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이 계산

 질적 측면에서도 벤처기업과 신성장산업이 선방했다. 벤처기업 수출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광학렌즈, 의료용 기기 등에 힘입어 1~9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4.6% 증가했다. 무역협회는 올해 벤처기업 수출액이 200억 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성장산업 중에서는 전기차 수출이 1~8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9%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무협은 이 같은 수출 증가가 ‘기업실적 개선→설비투자 확대→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상장 기업 916개사의 경영실적과 고용창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일자리 수는 지난해 8195개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177개 증가로 돌아섰다.

 문병기 무협 수석연구원은 “기업의 수출 확대가 고용인원 증가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세계경기 회복,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의 호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수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이려면 수출 품목의 고부가가치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저변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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