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합격하고도 '대기' 중인 예비교사 2300여명…교원정책 개선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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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교대생들이 2018학년도 초등교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에 항의하며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교대생들이 2018학년도 초등교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에 항의하며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임용시험에 합격했지만 학교에 빈자리가 없어 발령받지 못한채 대기중인 예비교사가 23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내년까지 대기자가 9% 밖에 줄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임용 시험 붙고도 학교 배정 못 받은 예비교사 2344명 #3년 지나면 "합격 취소"…교원수급정책 개선 필요

1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각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1월 1일 기준 공립 초등교사 임용 대기자는 2,344명이었다. 이 중 41명은 2015년 시험에 합격했지만 2년째 발령 대기 상태였다.

임용 대기자는 임용시험에 붙었지만, 빈자리가 없어 학교 발령을 받지 못한 사람을 뜻한다. 최장 3년까지 임용 대기가 가능하고 이 기간을 넘으면 합격이 취소된다.

임용대기자 수는 서울이 78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604명)·전북(203명)·대구(143명)·인천(141명)·경남(1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에도 임용 대기자는 별로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이 끝날 때까지도 2131명이 여전히 대기상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1년이 지나도 임용 대기자가 9%(213명) 감소하는 데 그치는 셈이다. 내년 임용시험 합격자뿐 아니라 2017년 이전에 시험에 붙은 600여명도 2018년 연말까지 대기상태에 머무를 전망이다.

내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임용 대기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818명)로 예상됐다. 이어 경기 460명, 경남 192명, 전남 168명 등이었다.

이처럼 임용 대기자가 줄지 않는 것은 기존 합격자도 학교에 자리가 없는 가운데, 매해 신규 합격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신규 합격자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9월 교육부가 발표한 내년도 전국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4,088명으로 2017학년도에 6,022명을 뽑았던 데 비해 32.1%(1934명) 줄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학교에서 수용 가능한 교사 수보다 많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웅래 의원은 "기존 정교사 시간제 전환, 휴직·파견확대 등 땜질식 대책이 아니라 임용 대기자와 학령인구 감소 등을 고려한 근본적인 교원수급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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