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달린 버킹엄 궁전! 화려한 영국의 왕실열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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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년 빅토리아 여왕 시절 건설된 영국 왕실 열차는 국왕의 국내 시찰을 위해 만들어진 ‘움직이는 궁전’이다. ‘바퀴달린 버킹엄궁’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화려한 열차 내부를 소개한다.

왕실열차(Royal Train)

마차를 타고 시찰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빅토리아 여왕을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왕실 열차다. 사진은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인 조지 5세(재위 1910~1936)와 그의 부인 메리 왕비를 태운 왕실 열차 모습이다. 런던에서 잉글랜드 북서부지방인 블랙풀로 이동했다.

빅토리아 여왕의 특별객차

1842년 빅토리아 여왕이 처음으로 윈저에서 런던까지 왕실 열차로 이동했을 당시 내부장식은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벽은 모두 파란색 천으로 도배됐고, 화려한 금 장신구가 달렸다고 한다. 이 사진은 현재 남아있는 객차 모습이다.

에드워드 7세의 라운지

빅토리아 여왕의 아들인 에드워드 7세는 즉위와 동시에 새로운 특별객차를 제작하도록 했다. 사진 속 사무실과 라운지를 포함해 그가 아내와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주문했다.

에드워드 7세의 흡연실

이 객차 역시 에드워드 7세의 발주로 만들어진 흡연실이다. 그의 치세의 상징인 에드워디언 스타일의 젠틀맨즈 클럽(주로 남성들이 모이는 고급회원제 클럽)의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가죽과 나무를 많이 사용하고, 테이블에는 항상 술병이 올려져 있었다.

다이닝 룸

마차보다 열차를 좋아했다는 빅토리아 여왕과 에드워드 7세는 나무로 세세한 내부 장식을 하도록 했다. 이동하는 객차 안에서도 왕실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조지 5세의 욕실

1910년 에드워드 7세의 아들인 조지 5세는 드레스룸을 욕실로 개조했다. 영국 열차 역사상 첫 시도였다고 한다.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열차 욕실에도 욕조가 있다. 하지만 부군인 필립공은 열차에선 욕조를 이용하지 않고 샤워만 한다고.

조지 5세의 침실

조지 5세 시절, 메리 왕비의 요청으로 조지 5세 침실에 전기 조명과 선풍기가 설치됐다. 메리 왕비의 침실도 조지 5세의 것과 디자인은 비슷했지만 침대 커버는 핑크색, 창문 틀은 크림색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특별 객차

이 전차는 1977년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25주년을 축하하는 실버 주빌리 행차를 위해 만들어졌다. 각각 독립된 9개의 객차로 구성됐다. 여왕의 객차에는 약 23m 길이의 방으로 고급 카펫이 깔렸고, 화가 로이 베니가 그린 스코틀랜드의 풍경화가 걸려 있다고 한다.

필립공의 특별객차

필립공의 객차에는 회의를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세팅됐다. 이밖에도 폭 90cm 정도의 침대가 설치된 침실이 있으며, 욕실과 화장실도 붙어 있다고 한다.

다이닝 룸

12명까지 앉을 수 있으며, 오랫동안 여행하는 왕족들의 휴식공간으로 쓰인다. 차창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식사하는 모습을 가릴 수 있다.

스태프들의 차량

왕족들과 동행하는 스태프들이 묵는 침실이다. 왕실 열차에는 숙련된 승무원 150명이 동승하며, 궁전 수준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왕실 주방 직원들이 함께 탑승한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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