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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날개 활짝 펴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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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연예계가 맞는 새해는 여느 해보다 희망차다. 연예인들은 새로운 의욕에 가슴 부푼다. 새해엔 지난 수년동안의 불황과 침체를 벗어나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연예계는 그 동안 불안정한 사회분위기와 갖가지 비민주적 제약에 억눌려 움츠러 들대로 움츠러 들어왔다. 해마다 한국영화 관객은 줄어들었고 레코드 시장의 불황은 깊어만 갔다. 국민들은 정치·경제·사회적 절실한 문제들에 매달려 연예계에 눈 돌릴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88년은 연예계에 새 시대로 다가올 전망이다. 모든 제약과 무관심은 사라지고 연예계는 다시 대중들의 뜨거운 성원 아래 자유스럽게 창작의 날개를 필 것으로 기대된다. 활짝 펼쳐질 대중문화의 한마당에서 남다른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스타들의 꿈은 어떤 것일까.

<가수 문희옥>

<"메들리서 탈피,히트곡 내고싶어">
「여고생 가수」 문희옥양은 올해 대학생이 되고 성인가수가 된다. 그만큼 활동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우선 입시지옥에서 벗어나니 살것 같아요. 그동안 나름대로 공부하랴 노래하랴 몸이 물먹은 솜처럼 되었어요. 이젠 잠도 실컷 자고 노래도 마음껏 불러야지요.』
문양은 중앙대 연극과에 지망해놓고 발표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봄 『사투리 디스코』란 메들리로 레코드가에 선풍을 일으켰던 문양은 나이답지 않은 능숙한 가창력으로 가요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엔 메들리 가수를 벗어나 꼭 저의 히트곡을 내놓고 싶어요. 이미자=동백아가씨 처럼요.』
문양은 올 2∼3월께 새로운 독집 디스크를 낼 예정이다. 그를 발굴하고 키운 작곡가 안치항씨가 작품구상이 한창이다.

<가수 이정석>

<바이얼린·피아노 연주솜씨일품>
『올해엔 「사랑하기에」보다 더욱 큰 히트곡을 내고싶다는 게 제 꿈의 전부입니다. 또 발라드 외에 여러 장르의 곡에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지난해 『사랑하기에』로 성큼 스타덤에 오른 신인가수 이정석군은 차분한 어조로 새해 포부를 밝힌다.
이군은 특히 뛰어난 음악성으로 가요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작곡(피어선신학대 종교음악과 2년)이 전공인데다 피아노·기타·바이얼린 연주솜씨는 수준급이다.
맑고 높은 목소리에 엷은 바이브레이션이 매력적인 이군은 고교(대성고) 1년 때부터 「남사당」이란 그룹을 조직, 일찍부터 재능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가요계에선 그가 오랫동안 인기를 이끌고 나갈 재목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7월 그가 발표했던 『사랑하기에』(조정렬 작사·작곡)는 하반기에 각종 인기차트의 정상을 휩쓸었다. 그는 특히 여성들과 젊은 층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그는 곧 사랑을 주제로 한 테마음악 『카페이야기』 『내 사랑 민아』등을 담은 2집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올해는 전국 순회공연에도 나설 계획이다.
『아직도 제겐 노래에 감정을 불어넣는 발음을 정확히 해야할 것 등 고칠 점이 많아요.』
이군은 아직까지는 아마추어 티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곧 큰 가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깊숙이 담고있는 신인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탤런트 박상원>

<방황하는 젊음을 내면연기로 승화>
『저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79년·현대극장)·『가스펠』(83년·드라머센터)·제1회 대한민국 무용제·한국현대무용단원·국립극장 연기연수원 3기생·85년 남북예술단 교류 때 평양공연.
M-TV의 신인 탤런트 박상원의 이력서는 빈칸이 없다. 신인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너무 화려한 신인 아닌 신인인 것이다.
『사내녀석이 무슨 무용이냐고 하겠지만 무용은 연기자로서의 기본 체격을 유지해줄 뿐만 아니라 말과 함께 또 하나의 연기인 몸짓을 유연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무대 위의 사람입니다.』
TV는 86년부터. 서정인의 원작소설을 극화한 『베스트셀러 극장-강』에서 그는 꿈에서 쫓겨나 현실의 변경을 서성거리는 늙은 복학생을 천연덕스럽게 해내 주목을 받았다. 함잡이로서 『강』에서 그가 뽑아낸 창을 기억하는 사람이면 그가 영락없는 「꾼」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선배들의 불호령소리를 들으면 신파조의 대사를 읊으며 고된 수련을 흥으로 바꿔왔다』는 그는 이문열의 소설 『젊은 날의 초상』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내면의 혼돈에 몸부림치며 방황하는 젊은 영혼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한다. 올해로 스물아홉. 2남 5녀 중 막내로 총각이다. 고향은 대구.

<탤런트 최수지>

<풋풋한 용모로 시선을 한 몸에>
TV에 입문하자마자 샛별로 떠오른 아가씨. K-TV의 유망주 최수지양(20)은 1년 사이에 신데렐라처럼 변한 스스로에 놀라고 있다.
『연기라는 것은 할수록 어려워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제 자신의 한계가 뚜렷한걸 어떡하나요. 다만 오기로 버텨온 지난해인걸요.』 86년 K-TV 신인탤런트 모집에서 선발돼 청소년드라머 『사람이 꽃피는 나무』에 「석영」역으로 출연, 풋풋한 용모로 주위의 시선을 단숨에 빨아들인 아가씨.
지난해 그녀는 또 『아스팔트 위의 돈키호테』 『뜨겁고 부드럽게』등 2편의 영화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아 흡사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싱싱함을 맘껏 펼쳤다.
지금까지 그녀가 주로 맡아온 배역은 순수의 껍질을 벗지 못한 미대생 역.
실제로 미술대회에서 몇 차례 수상경력이 있는 실력파다. 난초를 가꾸는 여인은 난초보다 여인 스스로의 아름다움에 홀로 탐닉한다는 어떤 표현처럼 그녀는 틈만 나면 스케치와 회화에 정열을 쏟는단다.
출생지는 서울이지만 국민학교부터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보낸 아가씨. 연기자로서 가장 불편한 것은 『친구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것』이라고 엄살을 떤다. 취미는 인형수집으로 1백여개의 각국 인형이 안방에 가득하다고.

<배우 김세준>

<"안성기 이후 최고 신인"으로 각광>
지난해 개봉된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26만명)을 모았던 화제의 하이틴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는 유난히 빛나는 샛별을 한 명 탄생시켰다.
「보물섬」역의 김세준. 무명 신인배우였던 김군은 이 영화로 청소년층의 폭발적 인기를 모으며 일약 정상급 배우로 떠올랐다.
『맡겨진 역을 가장 리얼하고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것이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는 86년도의 데뷔작 『가슴을 펴라』에서나 『미미와 철수…』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 「안성기 이후 최고의 신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종상에서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도약의 해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건방진 말이겠지만 남우 주연상을 목표로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그는 이규형 감독의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연을 맡아 곧 촬영에 들어간다. 남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체육교사역이다. 이 감독과는 7∼8년 동안 함께 영화공부를 해왔다.
지난해 서울예전대를 졸업했다. 육상·탁구·권투 등 스포츠에도 소질이 뛰어나다.

<배우 김보연>

<"데뷔 때 자세로 4년 공백 메울터">
『새해엔 신인이라는 자세로 열심히 뛸 결심입니다. 모든 걸 잊고 새로 시작하겠어요. 친구도 많이 사귀고….』
영화배우 김보연양은 「신인 아닌 신인」으로 영화계에 컴백했다. 벌써 6년전 정상(82년『꼬방동네 사람들』로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에 올랐던 만큼 그녀를 신인이랄 이는 없다.
그러나 지난 4년간의 공백이 마치 신인 같은 자세를 가다듬게 한다.
그래서 88년은 김양에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전기의 해 이기도하다.
『지난날 저를 둘러싼 유언비어에는 변명할 가치도 없어요. 모두 제가 모자랐던 탓이지요. 앞으로는 마음의 벽을 헐고 모든 이를 사랑하겠습니다.』
김양은 지난해 8월 귀국하자마자 배창호 감독의 『안녕하세요 하나님』에 츨연했다. 최근 엔 정지영 감독의 『여자가 숨는 숲』을 완성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안녕하세요…』에서 김양은 예의 천연덕스럽고 리얼한 호연을 보여 주위에서 『역시 김보연』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여자가 숨는 숲』에서는 연기생활 10년만에 성 충동에 사로잡힌 여성 역을 맡아 과감한 베드신도 펼친다.
김양은 이밖에도 5∼6군데 영화사에서 출연요청이 밀려들고 있다.
김양의 재등장은 정윤희·유지인·황신혜 등이 빠져버려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영화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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