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시리아전 준비 피로 누적 … "국내파 최종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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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왼쪽) 감독이 알함다니아 경기장에서 최태욱과 함께 뛰고 있다. [알레포=연합뉴스]

아드보카트호가 22일 오후 9시(한국시간)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B조 예선전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축구대표팀은 전지훈련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19일 시리아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한 시간 시차를 극복하는 데 하루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흘 만에 10시간의 시차를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표팀 주치의 김현철 박사도 "악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다. 건조한 사막기후로 인해 주장 이운재는 연습 도중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계속된 훈련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 걸림돌이다. 미국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김남일은 훈련 도중 발목을 접질려 시리아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국내파와 J리거 태극전사들에겐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축구협회는 3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앙골라와의 평가전을 위해 유럽파 총동원령을 내렸다. 시리아전이 끝날 때까지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확실한 주전감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독일행 티켓조차도 장담할 수 없다. 시리아전 선발 출전 명단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다.

이미 주전을 꿰찼다는 평가를 받는 이천수는 "국내파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마지막 경기다. 선수들이 겉으로는 웃어도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아드보카트 표' 전술도 굳어지고 있다. 장모상을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시리아와 앙골라전에서도 그간 다져온 포백으로 임할 것임을 밝혔다.

강신우 협회 기술국장은 "경기를 치르는 동안 조직력이 다져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새로운 전술에 적응했음을 시사했다.

시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로 한국(31위)보다 한참 뒤져 있다. 하지만 전력이 베일에 싸여 있는 데다, 최근 원정경기에서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겼을 만큼 결코 만만치 않다. 강신우 국장은 "시리아는 웬만해선 지지 않는, 끈기를 보여주는 팀"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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