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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의 국빈방문, 24년만의 국회연설…'숫자'로 보는 트럼프 방한 ABC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정오 무렵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92년 1월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이후 25년만의 국빈방문이다.
한국을 찾는 외빈의 방문 형식은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사적방문(Private Visit)으로 나뉜다. 각각의 방문 형식에 따라 의전 상의 차이가 있다. 숫자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정리해봤다.

◇1·2

지난 7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주함부르크 미국총영사관 에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일 3국 정상만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7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주함부르크 미국총영사관 에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일 3국 정상만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1박2일이다. 실제 체류 시간은 만 하루가 좀 넘는다. 한국에 앞선 방일 일정(2박3일)보다 하루 정도 짧다. 지난 5일 도쿄 인근 요코타(橫田) 미군기지를 통해 일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사이타마(埼玉)현 가스미가세키(霞が關)CC에서 9홀 골프를 치며 일정을 시작했다. 라운딩에는 세계 랭킹 4위인 일본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가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만찬에 참석한다. 방한 기간 중 문 대통령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는 정상회담 뒤 만찬이 유일하다. 청와대는 “국빈방문의 격에 맞는 환영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는 4차례 아베 총리와 함께 식사를 했다.

5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이타마(埼玉) 현 가스미가세키(霞が關)CC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오른쪽)와 두 번째 골프 회동을 했다.[연합뉴스]

5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이타마(埼玉) 현 가스미가세키(霞が關)CC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오른쪽)와 두 번째 골프 회동을 했다.[연합뉴스]

◇3

문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5월 취임한 뒤 3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30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한 뒤, 지난 9월 22일에는 뉴욕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재차 독대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뉴욕회동 이후 46일만이다.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월21일(현지시간) 뉴욕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월21일(현지시간) 뉴욕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상회담은 정상 간 단독회담에 이어 양국의 주요 각료와 청와대·백악관 관계자가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 순으로 진행된다.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개인적 우의를 다질 예정이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이와 별도로 청와대 내에 있는 상춘재에서 차를 마시며 환담한다.

정상회담 이후엔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정상회담 때는 백악관 측의 요청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회담 결과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6·7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연설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유일한 국회 연설 일정이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일정을 공개하며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유일한 의회 연설로 대단히 상징적인 일정”이라고 소개했다. 청와대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을 두고 “일본에 비해 홀대받았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국회 연설을 예로 들며 방어해왔다. 한편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 백악관 측에 국회 연설의 중요성과 의미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한다.

1960.06.20_국회에서_연설하고_있는_아이젠하워_미국_대통령

1960.06.20_국회에서_연설하고_있는_아이젠하워_미국_대통령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국회에서 연설을 했던 대통령은 모두 5명이다. 1960년 6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시작으로 린든 존슨·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빌 클린턴 대통령 등이다. 이중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89년 2월과 1992년 1월 등 두 차례 연설을 해 모두 6차례의 미국 대통령 연설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대통령으로선 6번째, 횟수론 7번째 연설이다. 또 마지막 연설이었던 1993년 클린턴 대통령 이후 24년만의 국회 연설이다.

1989.02.27_국회에서_연설하고_있는_부시_미국_대통령

1989.02.27_국회에서_연설하고_있는_부시_미국_대통령

◇10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하는 10번째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은 1952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이었다. 그는 당선자 신분으로 6·25 전쟁 중에 한국을 방문해 이승만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최전선을 둘러봤다. 대통령으로서의 첫 공식 방문은 1960년에 이뤄졌다. 역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 당시 방문은 미국 대통령의 첫 국빈방문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시청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렸고, 기념우표와 기념 담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미국35대대통령,방한한 아이젠하워를 환영하는 시청앞의 군중들

미국35대대통령,방한한 아이젠하워를 환영하는 시청앞의 군중들

1966년 박정희 정부 때는 린든 존스 대통령이 국빈방문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공항에 나가 직접 영접을 했다. 1974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는 180만 명의 환영인파가 나오기도 했다. 1979년에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방한해 비무장지대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전두환 정부 때인 1983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방한했다. 노태우 정부 때도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이 성사됐다.

93년 방한한 클린턴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과 조깅하는 모습. [e영상역사관]

93년 방한한 클린턴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과 조깅하는 모습. [e영상역사관]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문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3차례 한국을 방문한 대통령이다. 또한 이때부터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국빈방문이 아닌 실무방문 차원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3차례 방한했다. 그는 세 명의 한국 대통령(김대중→노무현→이명박)과 정상회담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차례 한국을 찾아, 가장 많은 방문 횟수를 기록했다. 그는 2번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나머지 2번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21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정오 무렵 오산 미군 기지를 통해 방문하면 도착과 동시에 21발의 예포가 발사된다. 국빈 방문에 따른 의전이다. 강경화 외교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내외가 영접을 할 예정이다.

예포 발사 [중앙포토]

예포 발사 [중앙포토]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의 첫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한미 양국 군 장병을 격려하고 오찬을 함께한 다음, 한·미 양국  군의 합동 정세 브리핑을 청취할 예정이다. 험프리스는 미군의 해외 주둔지 중 최대 규모로, 한국 정부는 전체 부지 비용과 건설비 100억 달러 중 92%를 부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내년부터 방위비 협상에 돌입하는데 험프리스의 비용 분담 사례를 트럼프 대통령이 확인할 경우 과도한 요구를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들 중 최대 규모인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계류되어 있다. [연합뉴스]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들 중 최대 규모인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계류되어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험프리스 방문 이후에는 청와대로 이동해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제재와 압력을 가해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경제 문제도 논의한다.

정상회담 결과는 공동 기자회견 형식으로 공개된다. 기자회견 후 양국 정상 내외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예우와 정성을 갖춘 만찬을 준비하고, 클래식과 한국의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퓨전 음악, 케이팝(K-pop) 콘서트 등으로 구성된 공연을 구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둘째 날인 8일 오전에는 주한미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을 격려하고 국회 연설을 한다. 이후엔 국립현충원에서 헌화를 하고 다음 방문국인 중국으로 떠난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3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미국의 굳건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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