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전후사의 인식』 제3권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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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한국현대사 연구의 기폭제가 되고 우리 사상계로 하여금 한국의 사회구조에 대한 지적 관심을 촉발시키는 대전환을 이루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제1권이 출간된 것은 지난 79년이며 제2권은 85년에 발간됐다.
제1권이 송건호씨의 「해방의 민족사적 인식」, 유인호씨의 「해방 후 농지개혁의 전개과정과 성격」등 기성학자의 논문 12편을 실어 해방전후 우리역사에 대한 기초적 시각을 제시한 다소 입문적인 성격을 띤 것이라면 제2권은 임헌영씨의 「해방직후 지식인의 민족현실 인식」, 김광식씨의 「8·15직후 정치지도자들의 노선비교」등 기성과 신진학자 12명의 논문을 함께 게재, 해방전후 정치·경제사에 대한보다 구체적·실증적인 분석을 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번에 나온 제3권은 젊은 연구자들의 글을 대거 선보였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11편의 논문 중 7편이 80년대 중반부터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20∼30대 소장연구자들의 논문이다. 제3권은 또 당시의 「좌익운동」「민주주의 논쟁」「노동·농민운동」 「여순사건」 등 해방전후사의 주요 이슈들을 대거 다루고 있다.
제3권의 기획자는 『기존의 해방전후사 연구가지 나치게 정치사적 기술에 머무르면서 개별 정치지도자나 정치집단에 주목했던 점을 뛰어 넘어 해방전후의 역사를 일제하 민족해방운동의 연장선상과 민족운동사적 차원에서 규명하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제3권에서 박현채씨는 머리글 「해방 후 정치·사회운동을 보는 시각」을 통해 『역사에선 진보의 기준에 선 평가가 중요하며 진보는 추상적인 것만이 아니라 민족간·계급간의 관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1부는 여현덕·양동주·김남식·안진·이완범씨 등이 당시 변혁운동의 단계와 성격을 밝히기 위한 민주주의 논쟁, 8·l5후의 정치운동, 군·경찰의 형성과정과 성격, 신탁통치문제 등을 다루고 있고, 제2부는 김태승·박양숙·황남준씨 등이 미군정기 노동·농민운동과 별순사건을 규명하고 있으며, 제3부는 임헌영·한준상씨 등이 당시 좌우익 문학논쟁과 미국의 문화침투 문제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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