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버스기사 2400명 파업, 시외버스 71% 운행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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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인 경남지역 버스기사들이 3일 오전 마산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송봉근 기자

파업 중인 경남지역 버스기사들이 3일 오전 마산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송봉근 기자

경남지역 일부 시외버스와 농어촌버스, 시내버스 기사들이 3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상당수 시외버스 등의 운행이 중단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국자동차 노조연맹 경남지역 조합 소속 기사들 3일 파업 #시외버스의 71.6%,시내 및 농어촌버스의 14.7% 운행중단 #경남도, 파업 사실 제대로 안알려 이용객들 항의 사태

경남도는 한국노총 산하 전국 자동차 노조 연맹 경남지역조합 소속 시외버스 1339대의 71.6%인 959대와 시내 및 농어촌버스 1696대의 14.7%인 250대가 3일 오전 4시부터 운행중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3일 오전 버스기사들의 파업으로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 터미널 주차장이 버스가 가득차 있다. 송봉근 기자

3일 오전 버스기사들의 파업으로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 터미널 주차장이 버스가 가득차 있다. 송봉근 기자

파업에 참여한 버스 기사는 총 2396명이다. 운행중단 지역은 시외버스의 경우 경남지역 18개 전 시·군에 걸쳐 있으며, 시내 및 농어촌버스는 진주·통영·사천·밀양·거제시와 의령·함안·남해·하동·함양·거창·합천 등 12곳이 해당한다. 경남에 본사를 둔 20개 버스 업체 가운데 19개 업체가 운행중단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진주시의 시내버스(부산교통 소속) 69대와 거제시의 시내버스 전체 112대가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의령·함안·남해 등의 일부 농어촌 버스도 운행 중단 중이다.

이번 파업은 지난 7월부터 노조의 임금 7%(14만5700원) 인상, 근무 일수 1일 단축 등 4개 항을 놓고 노사가 6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된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7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경남 지노위)에 조정신청을 하고 같은 달 27~28일 쟁의행위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 끝에 95%의 찬성으로 이날 파업에 돌입했다.

경남지역 시외버스 노조 소속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한 3일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남으로 가려던 시민이 승차권 자동판매기 앞에 부착된 파업 안내문을 읽고 있다.송봉근 기자

경남지역 시외버스 노조 소속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한 3일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경남으로 가려던 시민이 승차권 자동판매기 앞에 부착된 파업 안내문을 읽고 있다.송봉근 기자

하지만 사용자인 버스업체는 지난 2일 경남 지노위에 중재신청을 접수했다. 경남지노위는 이에 따라 15일간인 오는 16일까지 중재를 진행한다. 법상 중재 기간에는 파업이 금지돼 있어 창원지방노동청 등은 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노조 측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되면 계속 파업하겠다”는 입장이다.

버스 파업의 장기화 여부는 3일 오후 열릴 중재회의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버스 노사는 경남지노위의 중재안(임금 7만1000원 인상) 등을 놓고 이날 협상을 한다.

경남지역 시외버스 노조 소속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한 3일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 경남으로 가려던 많은 시민들이 대합실에서 버스 운행을 기다리고 있다.송봉근 기자

경남지역 시외버스 노조 소속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한 3일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 경남으로 가려던 많은 시민들이 대합실에서 버스 운행을 기다리고 있다.송봉근 기자

버스 기사의 파업으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파업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시외버스 운행이 중단된 지역에서는 새벽부터 운행을 기다리던 승객들의 항의가 잇따랐고, 경남도 교통정책과 등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경남도는 비상수송에 들어갔다. 시외버스 운행중단지역에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의 운행 횟수 증가를 요청하고, 시내 및 농어촌 버스 운행중단 구간에는 전 노선에 전세 버스, 관용 버스 등을 총동원해 투입하고 있다. 또 파업지역의 택시 부제를 해제(887대)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버스 파업으로 도민 불편은 불가피할 것 같다”며 “장거리 이용 승객은 고속버스·철도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고”고 요청했다.

창원=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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