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때 권노갑씨 구해온 돈 수도권·영남에 다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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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지낸 김옥두(金玉斗)의원이 '권노갑(權魯甲) 비자금'과 관련, "權전고문이 구해온 돈을 지난 총선 때 호남엔 한푼도 지원하지 못하고 수도권과 영남권 후보에게 다 지원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金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전당대회 소집안을 표결로 통과시키려는 신주류를 향해 이같이 말하고 "표결하려면 해봐라.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金의원은 회의 도중 밖으로 나와서는 리스트를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이 아니며 합법적으로 지원했고, 지원 얘기는 신당 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신주류는 표결을 강행해서라도 신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전당대회 소집안을 통과시키려고 한 반면, 구주류는 실력으로 이를 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욕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난장판이 됐다.

구주류의 정균환(鄭均桓)총무와 유용태(劉容泰)의원, 신주류의 김태랑(金太郞)최고위원 등은 자파 당직자들과 함께 상대방을 향해 "개××""배신자""호로××" 등 심한 욕설을 퍼부었으며 이 같은 소동으로 당무 회의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두시간 늦게 시작됐다.

양측은 밤늦게까지 공방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다음달 4일 당무회의를 다시 열어 이 문제를 결정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대철(鄭大哲)대표와 신.구주류 측 대표 각 2명으로 구성되는 5인 대화조정 모임을 열고 타협안을 모색키로 했다.

이정민.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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