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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부부, 2주 만에 사망

중앙일보

입력

데니스(52)와 로레인(52) 카버 부부. [사진 로레인 카버 페이스북]

데니스(52)와 로레인(52) 카버 부부. [사진 로레인 카버 페이스북]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기록된 라스베이거스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중년 부부가 불과 2주 뒤 교통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매체는 로레인(54)과 데니스 카버(52) 부부가 지난 1일 발생한 라스베이거스의 야외 콘서트 현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데니스가 운전한 2010년산 벤츠 차량은 이날 밤 11시쯤 집 근처인 캘리포니아주 남부 뮤리에타의 한 커브길 지나던 중 갑자기 차선을 벗어나며 벽돌 기둥과 충돌했으며 차량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남편과 조수석에 있던 아내 모두 즉사했다고 현지 교통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살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과속이 원인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의 흥겨운 음악에 맞춰 노래를 따라부르던 순간 총격이 시작되자 남편 데니스는 아내를 보호하려고 감싸 안은 채 현장에서 대피했다.

[사진 로레인 카버 페이스북]

[사진 로레인 카버 페이스북]

아내 로레인은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편이 선물한 장미꽃다발 사진과 함께 “내 남편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격이 있을 동안 내 몸을 지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은 나에게 꽃을 보내줬다”며 “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을 뒀다. 축복받았다”는 글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카버 부부의 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 이후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느 때보다 서로 깊이 사랑하며 행복해했다고 전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사건이 일어난 사흘 뒤 아버지가 자신에게 어머니에게 줄 선물로 어떤 꽃이 좋을지를 물어봤다며 “엄마가 웃을 일을 만들어주고 싶어한 것 같다. 지난 2주 동안 부모님은 지난 20년보다도 더 서로 사랑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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