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골-우승' 이동국, "내년은 아직 먼 시간...은퇴도 열어뒀다"

중앙일보

입력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기에서 개인통산 200호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이동국은 자신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기에서 개인통산 200호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이동국은 자신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내년은 아직 먼 시간이다. 은퇴 가능성도 열어뒀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38)이 우승 후 밝힌 소감이다.

전북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었다.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전북은 승점72(21승9무6패)를 기록, 2위 제주와 승점을 7점 차로 벌렸다. 전북은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통산 다섯번째 우승(2009·2011·2014·2015·2017)을 확정했다.

후반 20분 교체출전한 이동국은 2-0으로 앞선 후반 33분 로페즈의 크로스를 받아 방향을 바꾸는 절묘한 헤딩슛으로 우승을 자축하는 쐐기골을 터트렸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K리그에서 19시즌에 걸쳐 467경기에 출전해 통산 200골을 기록했다. 다섯번째 K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경기 후 이동국은 "제가 오래 뛰면 (한국축구)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빨리 은퇴를 해야될까란 생각도 들었다. 저한테 내년은 아직은 긴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도 그렇다"며 "올해 은퇴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첫번째라고 생각하고 있다. 시즌을 끝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기에서 개인통산 200호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이동국은 자신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기에서 개인통산 200호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이동국은 자신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우승 소감은.
"어떻게 보면 우승을 결정할 수도 있지만, 잘못되면 우승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다. 선수들 모두 초반에 실점에 안하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후반 2분 선제골이 들어가고 우승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5번 우승을 경험했는데, 이번 우승은 어땠나.
"매시즌 우승할 때 쉬웠던게 없었다. 고비들이 있었다. 올해 고비를 잘넘겨 2경기를 남기고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K리그에 만만한 팀이 없어서 중간중간 '우승이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중석을 향해 유니폼의 등번호와 이름을 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메시가 지난 4월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을 들고 상대팬을 도발한 세리머니와 비슷했다.
"제가 2009년 전북에 입단한 뒤 홈팬들이 열정적으로 지지해줬다. 그래서 내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제 이름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항상 잘할때나 못할때나 응원해준 팬들이 있어 힘이 난다."

-200호골은 어떤 의미인가.
"기록이 가까워질수록 달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기록 때문에 경기를 하지는 않았다. 자연스레 따라와줄거라고 생각했다. 홈에서 골을 넣고 우승을 확정하면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는데 이뤄졌다. 동료선수들과 팬들에게 고맙다."

-미스 하와이 출신인 아내 이수진(38)씨와 아이들을 위해 하와이 인사말인 "알로하"를 외친 뒤 손바닥으로 이마를 치는 세리머니를 했다.
"골을 넣고 선수들에게 많이 맞았다(웃음). 정신 차리고보니 아이들과 약속한 세리머니가 갑자기 생각났다(웃음)"

-재계약 문제는.
"벌써 내년을 바라보기보다는 아직 올 시즌 2경기가 남아있다. 내년에 운동장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항상 이번경기가 마지막이란 생각도 갖고 있다. 확실히 답을 드릴순 없을것 같다. 내년은 아직 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에 부상 여파로 출전시간이 적었다. 여름이 오기 전에 올해가 내 마지막 시즌인가란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 하루에 몇번씩 '(은퇴를) 얘기하고 싶다, 참고 견뎌야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벤치에서 몸만 풀다가 들어가서 심적으로 힘들었다. 나한테 온 기회를 후회없이 보여주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컨디션이 올라왔고 골도 많이 넣고 팀 우승에 도움이 된것 같다."

-내년에 월드컵이 있다. 내년 시즌과 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제가 오래 뛰면 (한국축구)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빨리 은퇴를 해야될까란 생각도 들었다. 저한테 내년은 아직은 긴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도 그렇다. 올해 은퇴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첫번째라고 생각하고 생각을 접어두고 있다. 시즌을 끝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