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핵실험 한 번만 더하면 붕괴”…중국의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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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질학자들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한번만 더 핵실험을 한다면 산정상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중국 지질학자들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한번만 더 핵실험을 한다면 산정상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중국의 지질학자들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한 번만 더 하면 산정상이 붕괴돼 지하에 있는 방사능 오염 물질이 분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관련해 풍계리 핵실험장의 붕괴 참사 가능성을 지적하는 중국 과학계의 잇단 우려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지질학회는 지난달 북한의 지질학자들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회의를 하고 만약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한 번만 더 핵실험을 한다면 산정상이 붕괴돼 지하에 있는 방사능 물질이 대기중으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풍계리는 중국과 8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심각성을 일깨우는 지적이었다.

풍계리는 중국과 8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중앙포토]

풍계리는 중국과 8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중앙포토]

중국 베이징대학의 한 연구원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도 깨달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핵실험을 원한다면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장비로 핵 낙진을 탐지할 수 있지만 그때가 되면 이미 늦을 것”이라며 “중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할 때까지 좌시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핵실험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체는 중국 고위 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과학원 지질학ㆍ지구물리학연구소 연구진이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북한 측 과학자 대표단에 이런 위험성을 알렸다고 전했다. 이 회의는 베이징에서 지질학자들 사이에서 열렸으며 북한에서도 최고위 지질학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과 2017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 38노스]

2013년과 2017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 38노스]

당시 회의를 주최한 중국의 지질학자 자이 밍궈는 여러 문제가 다뤄졌지만 북한 핵실험이 중국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풍계리 실험장의 붕괴 가능성은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중국의 대기물리학자 란 샤오칭은 “만약 풍계리 산 정상이 폭발하면 화산 폭발과 같은 효과를 낼 것이며, 풍계리 핵실험장 지하에 있는 방사능 오염물질이 대기로 분출돼 전지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또다른 중국 측 지질학자는 “북한도 이같은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 뒤 “북한이 태평양상에서 대기중 핵실험을 하겠다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상은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태평양상 대기중에서 강력한 원자폭탄실험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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