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깔끔한 스윙, 정교한 퍼트 SBS오픈 첫날 공동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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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 하먼' 효과인가. 박지은(나이키골프)이 달라졌다. 지난해 들쭉날쭉했던 아이언샷은 자취를 감췄고, 어프로치의 정확도도 크게 향상된 모습이었다. 정교한 퍼트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라운드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의 터틀베이 골프장에서 개막한 LPGA투어 SBS오픈(총상금 1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박지은은 코스레코드 타이인 6언더파를 몰아쳐 공동선두에 나섰다. 섭씨 24도의 화창한 날씨 속에 박지은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했다.

지난해에 비해 훨씬 간결한 스윙이 인상적이었다. 1월부터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코치 부치 하먼(63)을 사사하면서 샷이 크게 좋아진 느낌이었다. 백스윙을 줄이고 폴로 스루를 짧게 가져가는 콤팩트 스윙은 하먼의 지도를 받은 뒤 가장 달라진 점으로 꼽을 만했다. 16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발보다 높은 경사지에 떨어졌지만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홀 1m 거리에 공을 떨어뜨려 버디를 잡아냈고, 18번 홀(파 5)에선 약 60야드 거리에서 홀 2m 거리에 공을 붙인 뒤 버디를 추가했다.

"샷 감각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스윙을 콤팩트하게 바꾼 뒤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한 것이 주효했다. 어프로치와 퍼트도 무척 좋았다. 최근 하먼과 함께 집중적으로 어프로치를 연마했지만 실전에도 써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이제 자신감이 생겼다."

박지은은 "올해는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최소한 5승을 거두고 싶다. 지난해에 허리를 다친 뒤 워낙 부진해서 팬들에게 면목이 없었는데 이제는 실력으로 말할 때가 됐다"며 당차게 올해 목표를 밝혔다.

39세의 노장 베키 아이버슨(미국)이 14개 홀에서 6언더파를 쳐 박지은과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고, 지난해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자 이미나(KTF)가 4언더파로 셰리 터너, 앨리슨 한나(미국) 등과 함께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올해 LPGA투어에 데뷔한 배경은(CJ)도 12번 홀까지 3언더파를 쳐 강지민(CJ), 임성아(농협) 등과 공동 6위에 올라 무난하게 출발했다.

17세의 루키 모건 프리셀(미국)도 15번 홀까지 3언더파를 쳤고, 지난해 퀄리파잉 스쿨에서 1위를 차지해 올해 LPGA투어에 뛰어든 일본의 골프스타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11개 홀에서 1언더파였다. 일몰로 인해 27명이 1라운드를 끝내지 못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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