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장 후보에 이진성 헌법재판관 지명

중앙일보

입력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이진성(61‧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관이 지명됐다.

법원행정처 차장, 광주고법원장 지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추천으로 임명 #탄핵심판 때 세월호 대처 꾸짖어 #내년 9월 임기만료…입법 나설 듯

청와대는 27일 오후 이 헌법재판관을 지난 1월 퇴임한 박한철 전 소장의 후임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성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성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이 재판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에서 김이수(64‧9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함께 별개 의견을 통해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에도 관저에 머문 것은 그 자체로 대통령의 불성실함을 드러낸 징표”라고 꾸짖기도 했다.

2015년 11월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술특강에서 이 재판관은 헌법재판관으로서 소신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법률가는 정의로 산다”며 “헌법재판관은 정의를 추구하고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방해는 헌법과 법률로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또 “법률가의 역할은 실질적인 법의 내용이 법리적으로는 이상이 없을지 몰라도 국민의 법감정과 차이가 있을 때는 그 간극을 잘 메울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재판관이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면 내년 9월에 다시 헌재소장을 임명해야 한다. 이 재판관의 임기가 내년 9월 19일에 끝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헌재소장 임기 논란을 우려해 유남석(60‧13기)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소장으로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최근 유 후보자 대신 현직 재판관 2명을 인사검증 후보로 올려 저울질해 왔다. 짧은 임기지만 현재소장 임기를 마치게 하고 임기를 둘러싼 법적 논란을 해결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헌재의 한 연구관은 “이 재판관의 소장 지명은 소장 임기 논란과 ‘코드 인사’라는 정치권의 반발을 모두 고려한 인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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