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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만1900자 보고 … 돋보기 든 91세 장쩌민 건강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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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개막 연설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3만1900여 자에 이르는 보고서를 3시간30분간 읽었다. [베이징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개막 연설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3만1900여 자에 이르는 보고서를 3시간30분간 읽었다. [베이징 EPA=연합뉴스]

장쩌민(江澤民·91) 전 주석은 건재했다.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이 3시간30분 동안 진행되는 중 장 전 주석은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가끔 조명이 달린 돋보기로 문건을 검토하며 건강을 과시했다. 시진핑(習近平·64) 국가주석 오른쪽 자리에 앉은 후진타오(胡錦濤·75) 전 주석은 시 주석이 보고를 낭독하는 동안 한 차례 자리를 뜨기도 했다.

천민얼, 보고서 열심히 줄치며 경청 #후춘화, 고개 거의 안들고 자리 지켜 #시주석, 황제 상징 자주색 넥타이 #100세 쑹핑 등 원로들 주석단 지켜

이날 주석단 상무위원석에는 장·후 전 주석을 비롯해 100세의 쑹핑(宋平) 전 정치국 상무위원, 리펑(李鵬·89), 주룽지(朱鎔基·89), 원자바오(溫家寶·75) 전 총리, 쩡칭훙(曾慶紅·78) 등 전직 상무위원급 원로가 총출동했다. 현 정치국 위원을 포함해 42명인 19대 주석단 상무위원 중에서는 뤄간(羅幹·82) 전 정법위 서기가 유일하게 불참했다.

19대는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속에서 개막했다. 개막식이 열린 만인대례당(萬人大禮堂)에 들어가는 길은 검문의 연속이었다. 사전 등록된 차량만 출입이 가능한 천안문부터 3층 기자석까지 일곱 차례 취재증과 신분 확인을 거쳐야만 했다. 오전 7시30분부터는 인민대회당 대청에서 당 대표와 기자 간 즉석 문답 기회가 제공됐다. 두 차례 우주탐험 경력의 징하이펑(景海鵬·51) 소장은 “첫 우주비행 소감이 ‘흥분’이었다면 첫 당 대표가 된 소감은 ‘신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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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은 개막 30분 전 젊은 여성 도우미들이 주석단에 마련된 찻잔에 물을 채우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오전 8시48분 주석단 243명이 입장을 시작했다. 9시 정각 시진핑 주석을 선두로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등 주석단이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개막식은 리커창(李克强·62) 총리의 개막 선언으로 시작됐다. 이어 국가 제창과 ‘마오쩌둥·저우언라이·류사오치·주더·덩샤오핑·천윈 등 지난 세대 무산계급 혁명가와 혁명 선열을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이어 19대 대표 2280명과 특별 초청 대표 74명 등 2354명 중 불참자 16명을 제외한 2338명이 참석했다는 리 총리의 인원 보고에 이어 시 주석이 단상에 나와 18기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19대 보고를 낭독했다.

12개 언어 번역본에 한글판 처음 추가

황제를 상징하는 자색 넥타이를 맨 시 주석은 3만1900여 자, 68페이지 분량의 19대 보고를 3시간30분여에 걸쳐 읽어 내려갔다. 3만600자였던 18대 보고보다 1300여 자가 늘어난 분량이다.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총 55차례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중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어떤 사람이나 어떤 조직, 어떤 정당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든 중국의 영토를 한치라도 분열시키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자 가장 길고 큰 박수가 쏟아졌다.

19대 보고는 리커창 총리가 휴회를 선포한 직후 12개 언어의 공식 번역본이 취재진에게 배포됐다. 18대와 달리 한글판이 처음 추가됐다. 하지만 북한식 호칭인 ‘습근평’과 달리 시진핑으로 표기됐다. 중산층 사회를 말하는 소강(小康)사회는 생소한 ‘초요사회’로 번역했다.

주석단에는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진핑 사단도 여럿 목격됐다. 한글의 가나다순 격인 이름 획순으로 착석한 주석단에서 이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보고를 경청했다. 천민얼(陳敏爾·57) 충칭(重慶)시 서기는 좌측 뒤쪽에서 안경을 쓰고 벗기를 반복하며 보고서에 열심히 줄을 치며 자리를 지켰다.

시 주석의 군내 심복으로 대외활동이 전무했던 중사오쥔(鍾紹軍·49) 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 소장은 중앙군사위 판공청 주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합참모부 참모장에 취임한 리쭤청(李作成·64) 상장과 차기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유력한 장유샤(張又俠·67) 상장도 주석단에 앉았다.

상무위원 진출설이 엇갈리는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는 주석단 상무위원석 좌측 가장자리에서 거의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세 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시진핑이 밝힌 현대화 강국 실천 방안

● 내치 : 신시대의 모순인 불균형 발전 문제 해결,
성·시·현 등 지방정부에 자율권 부여
● 법치 : 국가감찰법 제정, 내년 국가감찰위 발족
반부패 고발 플랫폼 창설
● 경제 : 자유무역항 건설, 토지사용권 30년 재연장
● 외교 : 최빈국 원조 강화, 친환경 협력
● 국방 : 2035년 군 현대화 실현
2050년 인민해방군을 세계 일류군대로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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