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검찰, ‘정치공작’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 긴급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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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작성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17일 새벽 국정원법상 직권남용ㆍ정치관여죄로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추 전 국장을 전날 오전부터 소환 조사하던 중 오전 2시 10분경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장 48시간까지 추 전 국장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이르면 18일 추 전 국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전 국장은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분야를 담당하는 2차장 산하 부서에서 근무하던 시기에 무차별적인 여ㆍ야 정치인 공격, 연예인과 문화인을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 작성, 사법부 공격 등 각종 정치공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추 전 국장은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을 작성하는 등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하는 정치 공세를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검찰 수사와 별도로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비위 혐의로도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전날 추 전 국장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우리은행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비선 보고한 의혹이 있다면서 그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도록 국정원에 권고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추 전 국장이 부임한 2014년 8월 이후 최순실씨와 미르재단 등과 관련된 170건의 첩보를 작성했다. 추 전 국장은 국정농단의 단초가 담긴 첩보 내용을 보고 하지 않고, 오히려 첩보를 수집한 직원들을 지방으로 전출시키는 등 불이익을 줬다. 추 전 국장은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우리은행장 등에 대한 동향보고를 지시하고 보고받은 내용을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일부 정보는 딸고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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