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수면제 먹인 다음날 살해...단둘이 6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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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니 아빠’ 이영학씨. [연합뉴스]

‘이금니 아빠’ 이영학씨. [연합뉴스]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처음 알려진 것과는 달리 피해자인 A양을 자신의 집에 온 다음 날 살해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그의 딸 등 다른 사람 없이 이씨와 A양이 단 둘이 집에 머문 시간은 약 6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지난달 30일 낮 12시 20분쯤 이씨 딸과 함께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이영학의 집에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학의 딸은 같은 날 오후 3시 40분쯤 집을 나갔다. 이씨는 4시간 뒤인 오후 7시 46분쯤 딸을 데리러 나갔다가 오후 8시 14분쯤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이씨의 딸은 다음 날인 10월 1일 오전 11시 53분 다시 집을 나가 오후 1시 44분 귀가했다.

그들의 진술을 종합할 때 경찰은 이영학으로로부터 지시를 받은 딸이 9월 30일 A양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였고, 딸이 두 번째로 집을 나선 10월 1일 오전 11시 53분부터 딸이 귀가한 오후 1시 44분 사이 이씨가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A양은 이영학의 집을 찾아온 9월 30일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와 딸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 A양이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신 뒤 하루 가까이 잠들었다가 다음 날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경찰의 이같은 조사 내용으로 미뤄보면 이씨와 A양은 이씨의 집에 단둘이 약 6시간가량 함께 있었다. 이씨 딸이 집을 비운 것은 9월 30일 오후 3시40분∼8시14분, 다음 날 오전 11시 53분∼오후 1시 44분 두 차례다.

반면 이씨는 9월 30일 오후 7시 46분 딸을 데리러 나갔다가 8시 14분 돌아올 때까지 28분간 외출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 집에 있었다. 이씨와 A양이 단둘이 집에 있었던 시간은 5시간 57분 정도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은 이 시간 동안 이씨가 A양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를 밝히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집이라는 한 공간에서 같이 있었던 것"이라며 정확히 어디서 머물렀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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