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맨, 中 당대회 재뿌리나 트럼프 첫 아시아 순방 초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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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우려됐던 노동당 창건 기념일(10ㆍ10)이 지나면서 관심은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가 시작되는 18일에 쏠리고 있다. 아니라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ㆍ중ㆍ일 등을 방문하는 첫 아시아 순방 때를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은 언제일까.

지난달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국력과 지도력을 과시하는 행사가 열릴 때마다 도발을 감행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지난해 9월 중국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동해상으로 미사일 세 발을 쐈다. 올 5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과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에서 만났던 6월에도 미사일 시험을 했다. 지난달 3일에는 중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맞춰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앞서 더 이전에는 시 주석 1기 출범과 맞물린 2013년 2월에 3차 핵실험을 했었다. 중국으로서는 체면을 구기고 속이 탈 일이지만 비판 수위를 높여왔을 뿐 원유 전면 금수와 같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제재 수위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중국의 주요 행사에 맞춰 도발을 감행하는데에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데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다. 미국을 향해서는 중국을 통해서가 아니라 북한과 직접 얘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흔히 ‘순망치한(脣亡齒寒)’에 빗대는데, 지정학적으로 중국이 북한을 완전히 버릴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은 계속 도발을 감행하는 것이다.

북·미관계의 ‘구도’, 상황 변화에 따라 도발 시기와 내용을 선택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도발이 18일이라는 날짜에 얽매이기보다는 미국의 강경한 대응 흐름에 따른 핵 개발 의지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전략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이달 중에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같은 제한적인 행동(도발)으로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앞서 흐름을 바꿔보려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도발 시기 자체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강 대 강’의 대응 전략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의 단독 행사(18일 당대회)보다는 미ㆍ중 정상회담 전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시험 발사를 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이후 중국도 원유 공급 중단이나 대폭 감축, 기존 북한 노동자 철수 등 대북 압박의 수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18일엔 서울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존 설리반 미 국무부 부장관이 만난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첫 한ㆍ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로, 2014년 6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열린다. 이날 스기야마 신스케(杉山 晋輔)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방한, 한ㆍ미ㆍ일외교차관협의회도 개최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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