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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3편의 운명이 궁금해?”

중앙일보

입력

‘킹스맨 :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킹스맨 :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매거진M] 지난달 화상 인터뷰로 만난 매튜 본 감독과의 대화. 그의 시계는 이미 미래로 향해 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비슷하고도 첨예하게 다른 영국과 미국의 문화를 유쾌하게 교차시킨다는 점에서 ‘킹스맨 : 골든 서클’(9월 27일 개봉, 이하 ‘골든 서클’)이 흥미로웠다. 
“알다시피 전편은 클래식한 영국 문화가 바탕에 있었다. 에그시(태런 에저튼)가 가진 스트리트 문화가 킹스맨의 귀족 문화와 만나면서 갈등이 생기고, 재밋거리가 발생하는 거지. 반면 ‘골든 서클’에서는 영국과 미국의 문화를 충돌시키고자 했다. 윈스턴 처칠이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영국과 미국이 공유하는 것은 언어밖에 없다’고. 그만큼 영국과 미국이 다르다. 1970년대 이후 음악·패션·음식 등등 미국의 갖은 문화가 영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나도 그걸 겪고 자랐기 때문에 미국 문화를 건드리는 작업이 어렵지 않았다.”

━액션이나 감성적인 장면에서 음악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이번엔 프린스와 존 덴버의 노래가 흐르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더라.
“분위기·템포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장면에 완벽히 들어맞는 음악을 고르려고 했다. 음악을 좋아해서 선곡하는 과정도 무척 즐긴다.”

'킹스맨 : 골든 서클'

'킹스맨 : 골든 서클'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에 이어 이번에도 독특한 매력의 악당 포피(줄리앤 무어)가 등장한다. 악당 캐릭터를 만드는 특별한 규칙이 있나? 
“독특한 개성과 별개로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면을 반드시 품게 한다. 악당이 세상을 향해 내놓는 해결책이 아무리 끔찍한 것이더라도, 그가 제기하는 문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뚜렷한 동기도 없이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악당이라면, 아무도 공감하지 못할 걸.”

━개인적으로 제일 악하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포피가 닮았나?
“그런 류의 인간들이 현실에도 많이 있다고만 해두자. 영화감독으로서 내 역할은 현실에 있을 법한 악당을 박살냄으로써 관객이 단 몇 시간이라도 행복한 기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포피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결 짓는 관객도 많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포피 캐릭터를 만들 때 염두에 둔 인물은 마가렛 대처, 마사 스튜어트처럼 보수적이며, 단단한 저력을 가진 여성이었다.”

‘킹스맨 :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킹스맨 :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채닝 테이텀, 페드로 파스칼 등 쟁쟁한 배우들이 시리즈에 새로 합류했는데. 
“존 휴스턴 감독이 남긴 명언으로 대신 답하겠다. ‘감독 역할의 90%는 캐스팅에 있다.’

━1차 편집본 러닝타임이 4시간 가까이 됐다고 들었다. 잘라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겠다.
“원래 긴 영화를 안 좋아한다. 현재 버전(141분)도 길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보다 더 자르면 극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겠더라. 멀린(마크 스트롱)과 진저(할리 베리)의 사랑, 포피의 코믹한 모습, 기억을 찾은 해리(콜린 퍼스)가 다시 트레이닝을 받으며 겪는 코믹한 모습 등이 대표적으로 삭제된 장면들이다. 고생하며 촬영한 장면들이었기에 편집할 때 많이 우울했다. 팬을 위해 40분 정도 추가된 버전을 다시 내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킹스맨 :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킹스맨 : 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전편에 이어 캐릭터부터 무기·패션 등등 ‘007’ 시리즈(1962~)에 대한 오마주가 곳곳에 보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린 시절 접한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조지 루카스 감독도 ‘플래시 고든’(1936, 프레더릭 스테파니 감독) 같은 고전 B급 영화에서 커다란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나도 비슷하다. 70~80년대에 봤던 영화나 TV시리즈가 내 자양분이다.”

━제일 좋아하는 스파이 영화가 뭔가?
“도저히 고를 수 없다. 너무 많거든. 당신이 꼽는 최고는 뭔가.”

━당분간은 ‘킹스맨’ 시리즈(2014~)와 ‘007’ 시리즈가 될 것 같다(웃음). 
“오케이. 나도 마찬가지다.”

━속편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나.
“이번 영화에 답이 있다. 끝자락에 모든 캐릭터가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게 큰 힌트가 될 거다. 에그시는 왕자가 됐고, 데킬라(채닝 테이텀)가 킹스맨에 합류했다. 해리가 복귀했으며, 진저는 에이전트로 보직을 바꾸게 된다.
멀린의 빈자리는 다른 캐릭터가 대체하게 될 테고, 새로운 악당도 나올 거다. 기본적인 구상은 이미 나와 있지만, 3편이 구체적으로 성사되기 위해선 한국 팬이 영화를 많이 봐줘야 한다(웃음).”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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