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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트럼프, "북한에 단 한가지만 효과있다" 무슨 뜻?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중앙포토]

이틀전 북한을 겨냥한 듯 "폭풍 전 고요" 발언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북한을 향해 "유감스럽지만 오직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윗을 통해 "전임 대통령과 정부가 25년동안 북한과 대화해 합의를 체결하고 막대한 돈까지 지불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북한은) 합의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위반했고 미국 협상가들을 조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오직 한 가지의 의미가 뭐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곧(pretty soon)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를 두고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앞두고 예상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추가 도발에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는 것 외엔 현시점에 더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서 "북한 문제는 25년이나 10년 전, 또는 오바마 행정부가 해결했어야 한다. 진실은 내가, 북한뿐 아니라 중동까지 완전히 엉망진창을 넘겨받았다는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를 거듭 비난했다.

北 노동당 창건일 앞두고 도발 가능성에 일침? #"지금은 폭풍 전 고요"발언 이틀만에 또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5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을 포함한 군 수뇌부와 백악관에서 회의를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느냐.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의미에 대해선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군 수뇌부와 회의 도중엔 "우리는 독재 정권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상상할 수 없는 인명 손실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일은 해야 한다. 나를 믿고 여러분이 내게 폭넓은 군사 옵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서는 조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이 괌, 하와이 또는 미국 본토를 향할 경우'를 1차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 등 추석 연휴기간 워싱턴을 방문한 국회의원단에게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는 "단순히 공해상에서 거리측정 시험을 하는 게 아니라 괌 등 특정 목표를 향해 쏘면 전쟁의 시작(Game on)"이라고 말했다.  다른 미 의회 관계자는 "북한의 위협대로 실제 탄두를 넣고 태평양을 향해 발사를 하더라도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는 "트럼프의 '매드맨, 미치광이 전략'엔 억제 효과와 같은 긍정적 면이 있지만 동시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위험성도 크다"며 "트럼프 정부의 메시지에 편차가 너무 커 북한이 오판하기 아주 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 최종 담판을 염두에 두곤 있지만 타이밍과 수순을 협상파와는 달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파로 분류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의 불화설에 대해 7일 "(틸러슨 장관과) 매우 좋고 굳건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그(틸러슨)가 좀 더 강경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박유미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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