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지경찰 "라스베이거스 총격범, 조력자 있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극'으로 기록된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의 범인 스티븐 패덕(64)에게 조력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FBI "추정이 아닌 사실을 갖고 얘기해야" 반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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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룸바도 라스베이거스 경찰청장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패덕이 수십정의 총기를 소지했던 점 등을 들어 "이 일을 그 혼자서 모두 해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어느 시점에서는 그가 도움을 받아야 했을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과 CBS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룸바도 청장의 이같은 말을 전하며 경찰이 공범을 계속 찾는 중이라고 전했다. 패덕의 단독 범행이라는 그간의 수사당국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패덕의 동거녀 마리루 댄리(62) 외에 별다른 '요주의 인물'을 찾지 못한 상태다.

룸바도 청장의 이같은 발언에 미 연방수사국(FBI)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FBI 라스베이거스 지부의 에런 라우스는 "추정이 아닌 사실을 갖고 말해야 한다"며 패덕의 동거녀 댄리가 '요주의 인물'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을 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총격사건의 범인 스티븐 패덕. [AP=연합뉴스]

라스베이거스 총격사건의 범인 스티븐 패덕. [AP=연합뉴스]

패덕은 지난 1일 밤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 객실에서 지상의 야외 콘서트장에 모인 관람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 5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489명을 다치게 했다. 그가 묵은 호텔 객실에서는 12정의 반자동 소총을 포함해 총 24정의 화기류가 발견됐고, 그의 집에서도 총기와 폭발물이 발견됐다.

한편, 룸바도 청장은 패덕이 사건 직후 범행 현장인 객실에서 자살했지만 그가 도주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패덕이 자살에 앞서 호텔의 객실과 복도 안팎의 카메라를 설치 했었다며 "그가 이 시점에서 탈출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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