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욱신욱신…하이힐·플랫슈즈 즐겨신다 발병났네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권선미 기자] 주말 나들이가 늘어나는 가을은 발 질환의 계절이다. 무리한 산행·여행·조깅 등으로 걷고 뛰며 신체활동이 많아질수록 발은 괴로워진다. 걸으면서 이동할 때 체중 부하를 고스란이 감당한다. 일반적으로 걸을 때 발에 실리는 힘의 크기는 몸무게의 2~3배다. 따라서 신체 어떤 부위보다 빨리 피로가 쌓인다. 단순히 물리적 체중 부하만으로도 발에 많은 병이 생길 수 있다. 만일 굽이 높거나 발에 꼭 끼는 신발을 신는다면 발의 구조·형태가 틀어질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에게 발 질환 원인과 관리법에 대해 들었다.

발이 아프면 온 몸 균형이 깨지기 쉬워
발은 인체의 주춧돌이다. 수 많은 힘줄·인대가 복잡하게 얽혀 몸을 지탱한다. 문제는 무릎·엉덩이 관절처럼 큰 관절이 없어 망가지기 쉽다는 것. 발 질환이 생기면 걸음이 불편해지면서 무게중심이 틀어지고, 전체 균형이 깨진다. 실제 인공관절수술 환자 10명 중 7~8명은 발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무지외반증·족저근막염이 대표적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휘는 발 변형질환이다. 발가락 관절이 유연하거나 발바닥이 편평하고 엄지발가락이 긴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아치를 유지하는 근막이 찢어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 노화된 근막에 지속적인 충격을 줘 염증을 유발한다. 오래 걸으면 발 피로가 누적되면서 통증을 호소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지면에 첫 발을 디딜 때 뒤꿈치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한다. 발을 절뚝거리면서 걷기도 한다.

모두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 원인이다. 신발은 충격에 취약한 발을 보호하기만, 이처럼 발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사실 걷는다는 것은 발의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아픔이다. 땅에 닿는 순간 충격이 발과 무릎·허리로 전달되면서 고통을 준다. 만일 발바닥에서 이 충격을 분산·흡수하지 않는다면 몸이 버티지 못한다.

힐이 높을수록 발목 불안정 심해져
발 질환은 평소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하다. 정비오 교수는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 발 질환을 예방하는 첫 단계”라며 “많이 걸어도 발이 피곤하지 않도록 발의 아치를 떠받쳐주고 충격을 흡수할수 있는 디자인이 좋다”고 말했다. 신발의 굽 높이는 3㎝ 정도가 적당하다. 또 발에 꼭 맞게 신기보다는 발가락이 겹쳐지지 않도록 발 폭이나 길이가 1㎝정도 여유가 있는 것을 고른다.

예를 들어 굽이 높은 하이힐은 체중이 앞쪽으로 쏠려 자세가 불안정해지기 쉽다. 덩달아 발 앞꿈치가 감당해야 하는 압력도 커진다. 굽이 1인치(2.54㎝)였을 때는 앞꿈치에 하중이 22%가량 쏠리지만 굽이 2인치(5.08㎝)로 높아지면 앞꿈치 하중은 57%, 3인치(7.62㎝) 76%로 늘어난다. 신발의 굽이 높을수록 발목이 불안정해 인대가 뒤틀리고 발이 잘 삐는 이유다. 정 교수는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앞 발바닥이 압력을 많이 받아서 굳은살이나 티눈이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근육 피로도가 쌓여 발목·다리 부종을 유발한다. 평편한 플랫슈즈도 발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건 마찬가지다. 발바닥에 체중이 그대로 흡수돼 족저근막에 염증을 유발한다. 특히 발목이 퉁퉁 잘 붓는다. 보통 오랫동안 서서 일하거나 평발인 사람에게 잘 생긴다.

발목 강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발의 유연성을 높이면서 피로를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다리를 쭉 펴고 발바닥을 벽쪽에 대고 힘을 준다. 그 다음에는 양 무릎 사이에 두 주먹을 끼고 발을 바깥쪽으로 회전시킨다. 한 발로 눈을 감고 가만히 서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바른 자세로 걷는 것도 중요하다. 올바른 자세는 발으 부하를 적절히 분산시켜 발목·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여준다. 또 발이 삐거나 접질리는 부상을 예방한다. 걸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발을 내딛는다. 발바닥 중앙에서 엄지발가락 쪽으로 체중을 옮기면서 이동한다.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를 뺀 정도가 적당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