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핵이 LA 근교에 떨어지면 1조 달러 피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핵폭발 장면

핵폭발 장면

북한이 미 캘리포니아주 LA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면 1조 달러(약 1000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미국 정부기관이 밝혔다.

LA지역 ‘핵 공격 대응 고려사항 비밀 문건 담겨 #정부 차원에선 "질서 유지 어려울 수도...그래도 정부 기능해야"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잡지인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합동 지역 정보 센터(JRIC)는 지난달 유관 기관에 ‘핵 공격 대응 고려사항(Nuclear Attack Response Considerations)’이라는 제목의 비밀(Official Use Only) 문건을 배포했다. 16페이지짜리 이 문건은 지난달 16일 작성됐다. JRIC는 LA 지역의 연방·주·지방 정부의 유관 기관들이 테러·안보·재해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기관이다.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다. 이론적으로 북한은 미국 서부를 타격할 수 있다”며 “북한의 선전 동영상에선 (핵폭발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DC의 폐허 모습이 나온다”고 경고했다. 문건은 또 랜드(RAND) 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롱비치(LA 남쪽 항구도시)에 핵폭발이 일어날 경우 1조 달러의 인명·재산·시설 피해가 발생한다”고 적시했다.

문건은 핵 공격시 생존요령을 알려줬다.

“땅에 엎드려 손을 몸 밑에 둬라. 열과 충격이 가시기 전까지 움직이지 말 것.”

정부 당국이 핵폭발 후 상대해야 할 어려움도 문건에 나타난다.

“핵폭발 후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만 한다. 그러나 방사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우 불안해한다. 그래서 정부의 통제에 따르지 않을 것이다.”

'핵공격 대응 고려사항(Nuclear Attack Response Considerations)' 비밀 문건. [자료 포린폴리시]

'핵공격 대응 고려사항(Nuclear Attack Response Considerations)' 비밀 문건. [자료 포린폴리시]

핵폭발 후 그런 조건에서도 정부 당국이 질서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 기능을 보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 공격 후 24~72시간 안에 연방 정부가 대규모 지원을 해주진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문건 작성에 관여한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핵 공격 대비 계획과 지침을 가급적 널리 공유하기 위해 비밀 문건을 작성했다“고 말했다고 포린폴리시는 보도했다. 국토안전부(DHS)는 문건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하와이주도 11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주민 대피 훈련을 하기로 했다. 또 대피 행동 지침을 담은‘핵 대비 가이드’를 주민에게 나눠줬다. 미국에선 냉전 시대 이후 적국의 가상 핵공격에 대비해 비상 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