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용호 외무상 "누가 더 오래가는지 두고 보면 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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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며 "누가 더 오래 가는 것은 그때 가보면 알 것"이라고 도발했다.

25일 이 외무상은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주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면서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했기 때문에 이건 명백한 선전포고다.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무상은 또 "유엔 헌장은 개별적 회원국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영공해선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임 후 첫 유엔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역대 최고 수위의 경고를 전달했다.

이 외무상은 이후 지난 23일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 대상에 북한을 추가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맞섰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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