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 학살 후 암매장까지 했다' 공수부대 증언…이재명 "공개수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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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에서 공수부대들이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광주 금남로에서 공수부대들이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됐던 제11공수부대 간부들이 양민학살과 암매장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거론된 인물들을 공개 수배했다.

17일 이 시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5·18 당시 주남마을 학살에서 살아남은 부상자 2명을 끌고 가 사살하고 암매장한 11공수 62대대 4지역대 소속 정원각 중사와 한상천 병사를 공개 수배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두 사람은 지금이라도 역사와 피해자 앞에 참회하며 누구의 지시에 의한 악행이었는지를 백일하에 밝히고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두 사람을 아는 분들의 제보를 요청했다.

이어 "이들의 범죄행위는 국가권력을 이용한 집단학살 반인권범죄로 국제조약에 따라 공소시효가 남아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면담보고서에는 제11공수 62대대 4지역대 1중대 김효겸 하사의 증언이 담겨있다.

1980년 5월 23일 광주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 앞길을 달리던 소형 버스에 공수부대5지역대가 사격을 가해 여고생이었던 홍금숙씨와 부상자 2명을 제외한 15명이 사살됐다고 김 하사는 전했다.

그는 홍씨와 부상자 2명이 달구지로 옮겨지는 것을 인계받아 여단 헬기장으로 데려갔는데, 어찌 된 일인지 홍씨만 헬기로 후송했다고 한다. 다른 부상자 2명은 4지역대정원각 중사와 한상천 병사가 데리고 가 사살 후 매장했다는 것이 김 하사의 증언이다.

주남마을 주민 박학수씨가 5.18 당시 청년 2명이 살해, 매장된 마을 뒷산의 소나무 주변을 가리키고 있다. 김상선 기자

주남마을 주민 박학수씨가 5.18 당시 청년 2명이 살해, 매장된 마을 뒷산의 소나무 주변을 가리키고 있다. 김상선 기자

실제로 홍씨만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주민들의 제보로 주남마을 뒷산에서는 매장된 2명의 시신이 발굴됐다. 이들은 총격에 의한 사망자로 밝혀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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