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낳고 도움 기다리는 강아지에게 총 쏜 경찰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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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아르헨티나에서 동물을 대상으로 벌어진 끔찍한 범죄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 경찰관이 새끼를 낳은 강아지를 아무 이유없이 총기로 잔인하게 쏘아 죽인 사건으로 아르헨티나 전역에 굉장한 충격을 던져줬다.

남미 매체 디아리오 라 프로빈시아에 따르면 2015년 6월 10일 아르헨티나 중부 네우켄(Neuquen)주의 거리를 떠돌던 강아지 밀라그로스(Milagros)는 며칠 전 낳은 새끼를 돌보고 있었다. 그 때 경찰관 막시밀리아노 세르히오 메야도(Maximiliano Sergio Mellado)가 접근했다.

강아지는 경찰이 도움을 주기 위한 선한 의도로 접근했을 것이라 상상했지만 경찰이 실제로 행한 일은 끔찍했다. 당시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메야도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밀라그로스의 새끼 10 마리 중 4 마리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당시 사건의 목격자는 경찰관이 밀라그로스와 태어난 지 채 며칠도 되지 않은 새끼를 쏘았다고 증언했다.

밀라그로스는 살아남아 동물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당시 수의사와 수술팀은 6시간 가량의 수술을 통해 밀라그로스의 무너진 턱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술팀은 밀라그로스의 왼쪽 눈에서 총알을 뽑아냈으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수의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밀라그로스는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밀라그로스는 보름 전 10마리의 강아지를 낳느라 기력을 소진해 영양 실조 상태였다.

지역에서 큰 시위가 일어났고 메야도는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되었다. 8개월 뒤 열린 첫 이틀간의 심리에 메야도는 나타나지 않았다. 법원은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그는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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