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생 박태환은 1년만 내다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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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만 생각한다. 내년을 잘 마무리하면 그 다음 1년의 계획을 세우겠다."

질문 기다리는 박태환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홍보대사 임명식에서 홍보대사로 선정된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이 취재진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다. 2017.9.6   hkmpooh@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sr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7/ce38fbc6-0a05-40ec-aead-2d8f7a51cb36.jpg"/>

질문 기다리는 박태환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홍보대사 임명식에서 홍보대사로 선정된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이 취재진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다. 2017.9.6 hkmpooh@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마린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의 시계는 '1년'에 맞춰져 있다. 박태환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로 위촉식에서 "우선 앞으로 1년 동안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2018년 8월 개최)만 생각할 것이다. 그 대회를 잘 마무리하면 또 다음 해의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2019 광주세계선수권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참가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박태환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를 맡고도 이 대회 출전에 대한 확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89년생' 박태환은 2년 후에 우리 나이로 서른 한 살이기 때문이다.

박태환. [자료사진]

박태환. [자료사진]

박태환은 지난 7월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400m에 출전해서 결승에 올랐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가장 먼저 치른 주종목 자유형 400m에서 0.45초 차로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노메달보다 눈길을 끈 건, 그가 결승에 진출한 8명의 선수 중 '최고령'이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자유형 세계랭킹 10위 선수들 연령대는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박태환은 올 초 "최근 대회에 나가면 80년대생이 나밖에 없다. 그게 참 서러웠다"고 했다. 그리고 올해 세계적인 톱 랭커가 전부 나오는 세계선수권에서 세월의 흐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유형 200m에서는 레이스 내내 순위가 처질 정도로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그 스스로도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래도 박태환은 '은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수영장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단지 2~3년 후까지 계획을 세우지 않을 뿐이다. 대신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물살을 가르고 있다. 박태환은 "아직 근육은 망가지지 않았다.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딴 선수들과 비교해 엄청나게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레이스 운영 등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는 충분히 보완하고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30대의 나이에도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는 수영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2·미국)가 지난해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5관왕을 달성했다. 또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앤서니 어빈(미국)은 당시 나이가 무려 35살이었다. 어빈은 16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해 인간승리 드라마를 썼다.

박태환의 '1년 시계'는 다시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다음 달 20~26일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준비를 위해 10일 호주 시드니로 떠난다. 체전이 끝나면 또 훈련을 하러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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