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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기지 2㎞ 앞 차벽 세운 시위대 … 경찰은 8000명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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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방부가 7일 새벽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드 배치 반대 측 주민과 단체 회원들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집결해 저지에 나섰다. 소성리 마을회관은 성주 사드 기지와 2㎞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사드 추가 배치 전날 현장 #“육로 반입 막자” 화물차까지 동원 #경찰도 병력 늘려 진입로 확보나서

6일 오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사드 반대 측은 성주 사드 기지로 향하는 유일한 포장도로에 차량 30여 대를 세워두고 장비 반입을 막아서고 있다. 앞서 오후 4시쯤에는 이곳에서 3㎞ 정도 떨어진 진입도로에 농기계 여러 대를 세워두고 경찰 버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봉쇄했다.

사드 반대 측은 경찰이 차량을 강제로 견인해 끌어낼 것을 대비해 1t 화물차 2대로 도로를 가로막은 뒤 그 사이에 철판을 대고 용접을 하는 수단까지 동원했다. 이럴 경우 육로를 통한 사드 장비 반입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7일 임시 배치한다고 밝힌 6일 이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 소성리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차량으로 사드 기지와 연결된 마을 앞 진입로를 차단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국방부가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7일 임시 배치한다고 밝힌 6일 이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 소성리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차량으로 사드 기지와 연결된 마을 앞 진입로를 차단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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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회 참가자는 “우리는 지금부터 내일(7일) 아침 동이 틀 때까지 지난 4월 26일과 같은 일(사드 기습 배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는 사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국에서 경찰 병력 8000여 명을 동원해 사드 장비가 이동할 진입로를 확보할 방침이다. 오후 6시 현재 경찰 500~600명 정도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 200여 명과 대치 중이다. 경찰은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사드 배치 계획을 밝힌 만큼 본격적으로 경찰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고 방송을 통해 도로 위에서 집회 중인 주민·단체 회원들에게 해산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대치 상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드가 반입되는 7일 새벽까지 사드 반대 측과 경찰 병력은 급속도로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를 ‘제1차 국민비상행동’ 기간으로 정한 사드 반대 측은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사드 반입을 저지할 인원을 최대한 끌어모아 저지에 나섰다.

국방부의 이번 사드 배치 작전을 위해 경찰 병력 8000여 명, 사드 반대 측 주민·단체 회원들 500여 명이 대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관련 대치 상황이 여러 차례 빚어졌지만 이처럼 많은 인원이 대치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 4월 2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엑스밴드 레이더가 기습 배치될 땐 소성리 마을회관에는 사드 반대 측 인원 80여 명, 경찰 병력 1000여 명이 배치됐었다.

사드 반대 측과 경찰 인원이 최대로 집결하게 되면 격렬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2기 배치 당시에도 일부 주민이 갈비뼈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이날 소성리 마을회관은 ‘전운’이 감돌지만 성주군의 다른 지역 상황은 비교적 평온했다. 성주읍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처음에는 나도 반대했지만, 전자파 측정 결과 인체에 별 해가 없다고 하는데 반대할 명분이 있느냐”며 “북한의 6차 핵실험 와중에 사드가 필요하다면 이제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주=김정석·백경서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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