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감원장 내정 … 민간 출신은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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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에 최흥식(65·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내정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위 정례회의를 열어 진웅섭 금감원장 후임으로 최 대표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내정자가 임명되면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 된다. 그간 금감원장은 주로 금융위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금융위는 “금융 분야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융감독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해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장·하나금융 사장 지내 #노조 “감독기구 독립성 외면” 반대

최 내정자는 경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프랑스 파리 릴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연구원장, 연세대 경영대 교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을 지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기고 1년 선배이기도 하다. 2002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의 전신인 한국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의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의 기업지배구조개선과 소액주주 운동을 도왔다. 최 내정자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그간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갑의 위치에서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만 감독해 온 경향이 있었다”며 “민간 출신이면 아무래도 시장의 얘기를 귀담아 듣는 새로운 감독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노조는 “금감원장은 산업정책을 관장하는 금융위를 견제하고 금융업계의 규제 완화 요구도 견뎌내야 하는 힘든 자리”라며 “최 내정자 임명은 감독기구 독립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단으로 금감원장이 금융위 관료의 허수아비로 전락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지난 3월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24억965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의 17억원 짜리 서울 강남구 논현동 다가구 주택과 배우자 명의의 논현동 다세대주택(10억2800만원) 등 2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중 배우자 명의 주택은 2015년 7월 서울시향 대표 취임 이후 7억5000만원의 전세를 끼고 매입했다.

고란·정진우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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