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집안 반대로 제왕절개 수술 못해 자살한 중국 임산부

중앙일보

입력

만삭의 임산부가 남편을 포함한 가족들이 제왕절개수술을 허락하지 않아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 매체 제일경제보가 지난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중국 샨시성 위린시 제1병원 산부인과 5층에서 여성 마모(26)씨가 병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태아 역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웨이보 캡처]

[사진 웨이보 캡처]

병원 측은 마씨에게 태아의 머리가 커 자연분만이 어렵기 때문에 제왕절개수술을 권유했다. 그러나 남편과 가족들의 반대로 제왕절개수술은 진행되지 않았다. 현행 중국법에 따르면 가족들의 동의가 있어야 제왕절개수술을 할 수 있다.

마씨는 분만병동에서 나와 가족들에게 제왕절개수술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가족들은 자연분만을 고집했다. 가족들이 왜 제왕절개수술을 반대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마씨는 가족이 제왕절개수술을 거절하자 병원 5층에 있는 분만실 병동에서 30일 밤 8시경 창문을 넘어 뛰어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이 세 차례 수술을 거부했따는 간호기록. [사진 웨이보 캡처]

남편이 세 차례 수술을 거부했따는 간호기록. [사진 웨이보 캡처]

마씨가 사망하자 남편 가족 측은 병원이 수술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병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병원 측은 온라인에 남편 측이 수술을 세 차례 거부했다는 간호기록을 공개했다. 그리고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통스러운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 장면이 담긴 CCTV도 공개했다.

고통스러운 듯 임산부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

고통스러운 듯 임산부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

중국 매체들은 이 소식을 전하며 "제왕절개수술을 산모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법률이 바뀌어야 한다"고 일제히 주장하고 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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