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메르스 등 호흡기 질환 치료할 새로운 물질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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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은 모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이다. 이런 호흡기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분비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파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약물 내성이 생겨 치료도 쉽지 않았다.

국내 연구진이 동물 실험을 통해 단백질의 일종인 '인터페론-감마'의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중앙포토]

국내 연구진이 동물 실험을 통해 단백질의 일종인 '인터페론-감마'의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호흡기 바이러스에 새로운 치료 물질을 발견해 관심을 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 '인터페론-람다' 효과 확인 #A형 인플루엔자 감염된 쥐 대상 실험 결과 #람다 제거하면 체중 27%, 생존률 50% 적어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 연구팀은 5일 "단백질의 일종인 ‘인터페론-람다’가 다른 종류의 인터페론보다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에 더욱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세균에 감염됐을 때 면역세포가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인간에게는 크게 알파·베타·감마·람다 등 네 종류의 인터페론이 존재한다. 이 중 알파·베타·람다는 호흡기에서 생성돼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와 맞서 싸운다.

기존에 알파·베타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돼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반면 람다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김현직 교수 연구팀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인터페론-람다와 인터페론-베타를 제거하고 7일 후 이들 쥐의 체중과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베타를 제거한 쪽은 70%가 생존했지만, 람다를 제거한 쪽은 20%가 생존해 50% 차이가 났다. 평균 체중도 베타를 제거한 쪽이 27% 더 적었다. 김현직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 인터페론-람다는 다른 부위가 아닌 호흡기로 직접 투여 시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 인터페론-람다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항바이러스 약제나 백신 개발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올해 초 미국 호흡기학회지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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