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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팔 도끼로 내려치고' 드라마 '병원선' 무리한 연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인기 배우 하지원이 천재 외과의 송은재로 분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새 MBC 드라마 '병원선'이 무리한 설정으로 혹평을 받고 있다. 수목드라마 중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긴 하지만 1·2회 방영 당시 각각 10.6%, 12.4% 등 10% 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31일 방송된 3·4회 시청률은 8.9%, 9.9%로 떨어졌다. '믿고 보는 하지원' 주연의 메디컬 드라마지만, 시청률은 왜 떨어진 걸까. 시청자들에게 비판 받고 있는 무리한 설정의 3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1. 환자의 팔을 도끼로 내려치는 장면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드라마 병원선은 섬마을을 돌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펼쳐지는 젊은 의사들의 성장스토리를 담아낸 드라마다. 이날 4회 후반부에는 송지호(강정호 역)가 배 갑판에서 발생한 사고로 팔을 다치는 장면이 그려졌다. 하지원(송은재 역)은 괴사 위기에 놓인 송지호의 팔을 보며 갈등한다. 그리고 갑자기 결심한 듯 도끼를 들고와 소독제를 부은 뒤 송지호의 팔을 내리쳤다.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배에서 발생한 위급 상황이라지만 위생상 문제가 예상되는 환경에서, 환자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도끼를 이용해 팔을 절단하는 장면은 아무리 봐도 과한 설정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섬마을에서 위급 환자가 발생해 하지원이 메스를 잡고 평상에서 환자의 배의 가르는 장면도 위생상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 미니스커트 입고 일하는 간호사들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병원선에서는 인기 아이돌 AOA 멤버 권민아가 신입 간호사 유아림의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로 권민아는 신입이지만 열정 만큼은 남다른 해맑은 모습이다. 하지만 권민아가 그리는 간호사의 모습을 본 실제 간호사들은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요즘 간호사들은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고 일하는데 일반 병원에서도, 특히 병원선에서도 권민아를 비롯한 간호사들이 스커트를 입고 일을 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또 권민아가 그리는 간호사의 모습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간호사를 폄하한다는 지적이 주효하다. 또, 환자의 개인적인 요청에 코드블루 방송(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방송)으로 의사를 불러내는 모습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3. "나와 함께 환자를 살려보겠어요?" 지나치게 진부한 대사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병원선 원톱 주인공 하지원은 캐릭터상 천재 의사로, 엄마를 잃고 자책하는 딸이자, 알 수 없는 불의의 사고 탓에 육지가 아닌 병원선에 오르게 된 것으로 추정되는 배경을 가졌다. 하지원은 "선택해요. 이대로 환자를 죽게 할 건지, 나한테 맡겨볼건지", "할 수 있겠어요? 나와 함께 환자 살려볼래요?" 같은 90년대식 대사를 쏟아낸다.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사진 MBC 드라마 병원선 캡처]

하지원은 보통 의사라면 하지 못할 과감한 결단으로 때로는 막무가내식 수술을 단행해 사람을 살려내는 전형적인 드라마 캐릭터다. 어느 정도의 진부함과 전형성은 이야기의 밑그림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병원선은 요즘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정도로 진부한 옛날식 대사와 설정이 범벅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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