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탄 맞은 업체들] 꽉막힌 수송 … 멈춰선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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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수출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는 수도권에 산재한 기업들이 생산한 수출품이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와 부산항에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생산한 수출품은 컨테이너에 실린 뒤 트레일러 차량으로 의왕ICD로 운반된다. 의왕에 집결된 컨테이너는 철도나 트레일러편으로 부산항으로 운반돼 부두에서 컨테이너선에 실린다.

그러나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기업들은 현재 공장에서 의왕까지 컨테이너를 실어갈 차량을 구하지 못해 생산품을 공장에 쌓아 놓은 채 발만 구르고 있다. 의왕에 도착해도 문제다. 의왕ICD에 소속된 운송회사의 트레일러는 모두 4백90대. 그러나 이 가운데 25일 가동된 것은 1백62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평소 20피트컨테이너(TEU) 5천5백개를 처리하던 의왕에서는 21일 이후 하루 1천6백~2천2백개를 처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것도 대부분 철도를 이용해 부산항으로 운반한 것이다. 평소에는 76%를 트레일러로 운반한다.

부산항에 도착해도 배에 싣기가 쉽지 않다. 25일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운송 거부 사태 이후 처음으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광양항도 화물차 운행이 평소 대비 10%인 1백여대 수준으로 줄면서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의 40%로 떨어졌다.

전용 운반차량(CBT)을 이용하는 시멘트 업계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하루 평균 육송 물량의 88%인 5만8천t의 수송 차질이 발생해 업계의 생산 차질이 하루 1백억원에 달한다.

시멘트 업체들은 현재 철도와 선박 등을 이용해 긴급 수송에 나서고 있지만 철도역으로 운송하거나 물류기지에서 건설공사 현장까지 운송할 차량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실정이다.

수도권 수요의 95%를 담당하는 의왕시 부곡양회기지의 경우 열차편으로 강원도나 충북 등지에서 하루 평균 1만t 이상 반입되던 시멘트가 최근 25% 가량 줄었다. 그러나 출고가 막히면서 기지 안에 쌓아둔 시멘트 재고량은 12만t으로 늘어 최대 재고량 13만t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운송 거부 사태 비상대책반장인 이우원 이사는 "물류는 생산공장에서 내륙기지.철도.항만 등 여러 경로를 거치는 과정에서 단 한부분만 마비되더라도 병목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비상시 무역업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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