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취임 인사차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아 홍준표 대표와 만났다. 지난 5월 대선 후 처음이다.
각각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두 대표는 다른 후보들과 함께 수차례 선관위 토론회에서 만나 날 선 공방을 주고받은 바 있다. 심지어 당시 안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저는 일단 사퇴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얼굴 보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카메라만 보며 질문을 하기도 했다.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던 이 날 만남에서도 카메라에 잡힌 두 사람의 표정은 순간순간 어색함이 남아있었다.
예정된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홍 대표가 먼저 회의실로 나왔다. 홍 대표 입장에 이어 안 대표도 곧바로 다른 문으로 들어왔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 데이터를 보니 홍 대표는 약속시간 약 30초 전에, 안 대표는 거의 약속시간 정각에 도착했다. 반갑게 악수를 한 두 대표는 잠시 선 채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 뒤 자리에 앉았다. 두 대표가 앉은 자리가 너무 떨어져 있다고 사진기자들이 지적하자 양당 보좌진들이 안 대표의 의자를 홍 대표 쪽으로 밀어 두 사람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었다.
거리를 좁혀 앉은 두 사람은 약 8분 30초 동안 공개 면담을 했다. 이날 안 대표는 안보위기와 신고리 5·6호기 등 정국 현안에 대해 홍 대표와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했다. 전날 홍 대표의 화려한 '해운대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며 활짝 웃기도 했다. 안 대표를 '얼치기 보수'라고 몰아붙였던 홍 대표도 이 날은 안 대표에게 "돈 많으시니 자주 만나 맛있는 밥 좀 사 주세요"라며 너스레를 떨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