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왜곡된 성(性) 의식 문제로 논란을 야기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경질 압박에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2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문재인 정부의 성 인식 수준의 척도는 탁 행정관을 해임하느냐 안 하느냐가 돼 버렸다"며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제 무력감에서 좀 벗어났느냐"고 물었고, 이에 정 장관이 웃으며 "죄송하다"고 답변하자 "제가 웃자고 질문하는 것처럼 보이나"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도 "무력하다고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될 일"이라고 거들었다.
지난 21일 정 장관은 여가위 전체회의에서 "(탁 행정관)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 그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좀 무력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 장관은 "(무력하다) 그 발언에 대해서 제가 사과를 드렸다"면서 "앞으로 의견을 전하는 대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성폭력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탁 행정관을 지금까지 끼고 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에게 탁 행정관의 경질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의원들의 우려를 저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다양한 통로를 통해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대통령에게 직접 말해야지 다양한 통로로 말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재차 지적했고, 정 장관은 "알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 역시 "여성부에 신설하겠다고 한 '여성혐오 문제 전담팀'의 관찰대상 1호가 탁 행정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 장관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