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계 '주름살' 깊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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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사교육비 부담과 통신비 지출이 가계의 주름살을 늘리고 있다.

올 2분기(4~6월) 도시근로자 가구의 사교육비(보충교육비)가 1년 전보다 42.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통신비도 12.7% 증가했다. 그러나 소득은 4.2% 증가하는 데 그쳐 가구당 평균 흑자규모는 1년 전보다 5.8% 감소한 59만3천원에 불과했다.

통계청은 25일 도시근로자 가구가 올 2분기에 월평균 2백82만원을 벌어 2백23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소득은 4.2% 늘었으나 가계지출이 7.2% 증가함에 따라 흑자규모가 2000년 1분기(-13.4%) 이후 3년 만에 줄어들었다. 실질소득은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기가 나쁜데도 불구하고 임금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7.2% 증가했다. 반면에 경기와 직결된 사업소득.임대료.이자 등 기타소득은 22.5% 감소했다.

지출 중에선 교육비가 18만4천원으로 17% 늘어났다. 이 가운데 13만원이 사교육비에 해당하는 보충교육비로 쓰였다.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수도료(13.7%)와 연료비(3.6%) 등 생활비가 늘어난 대신 이.미용 비용과 교제비 등 기타 소비지출은 4.5% 줄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가 28.6% 증가하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14.2% 늘어나 이들 복지비용이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등장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근로자 가구의 전체 지출은 늘었지만 교제비와 육류 구입비 등 급하지 않은 품목 지출은 줄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득이 많은 최상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은 5백39만원으로 소득이 적은 최하위 20% 계층(1백7만9천원)보다 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전인 1997년 2분기의 4.36배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2분기(5.02)보다는 낮아진 수치다. 최상위 20% 계층은 월 평균 1백77만원씩 흑자를 내는 반면 최하위 20% 계층은 13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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