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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포인트 200 여년 역사에 첫 흑인 여성 여단장 생도 탄생

중앙일보

입력

미 육군의 핵심인력을 키워내는 웨스트포인트에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1802년 설립이래 최초의 흑인여성 여단장을 배출한 것이다.
웨스트포인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시몬 애스큐(20)를 4400여 명의 생도를 통솔하는 최고 지위인 여단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애스큐는 내년 5월 졸업할 때까지 웨스트포인트 생도를 대표할 뿐 아니라 학교 본부와 함께 훈련계획을 수립한다.

Cadet Simone Askew, of Fairfax, Va., who has been selected first captain of the U.S. Military Academy Corps of Cadets for the upcoming academic year, answers question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West Point, NY, Monday, Aug. 14, 2017. This marks the first time in history that an African-American woman will take the top position in West Point's cadet chain of command.. (AP Photo/Richard Drew)

Cadet Simone Askew, of Fairfax, Va., who has been selected first captain of the U.S. Military Academy Corps of Cadets for the upcoming academic year, answers question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West Point, NY, Monday, Aug. 14, 2017. This marks the first time in history that an African-American woman will take the top position in West Point's cadet chain of command.. (AP Photo/Richard Drew)

웨스트포인트의 최초의 흑인 남성 여단장은 1980년에 배출됐다. 현재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근무중인 빈센트 브룩스 대장이 그 주인공이다. 웨스트포인트 여단장 출신들은 브룩스처럼 요직을 맡는 경우가 많다. 82년 여단장을 맡은 존 니콜슨 주니어 또한 4성 장군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나토 연합군 사령관을 맡고 있다.

내년 5월 졸업예정인 시몬 애스큐로 결정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1980년 여단장 출신 #인성 지성 체력 리더십 4박자 골고루 갖춘 재원

웨스트포인트 졸업생 분포를 보면 성별로는 여성이 20%에 불과하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70%로 주류를 이룬다.
흑인여성은 말할 필요도 없이 극소수다. 지난해 졸업생 1000여 명 가운데 흑인여성은 18명에 불과하고, 올해 애스큐의 동기생 가운데에는 20명이 흑인여성이다. 그야말로 애스큐가 바늘구멍을 뚥고 여단장에 임명된 것이다.

2014년 버지니아주 북부의 페어팩스 고교를 졸업한 애스큐는 웨스트포인트와 해군학교인 네이벌 아카데미 두 곳을 지원했다가 웨스트포인트 입학을 결정했다. 그는 "인성과 지성, 체력, 리더십의 4박자를 골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웨스트포인트 입학 이후 늘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고, 여자배구단의 주장을 맡아 최고의 팀으로 이끌었다. 방학 때면 도미니카공화국의 보육원을 찾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웨스트포인트에서 행동과학과 리더십을 강의하는 라이언 대령은 “많은 생도들이 훌륭한 업적을 내놓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일을 한 것일 뿐”이라며 “애스큐는 사람을 모으고 연결시켜 업적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시절 배구를 가르친 크리스틴 자넬라토 코치 또한 “애스큐에게 갑자기 좋은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며 “애스큐는 목표한 대로 나아갔기 때문에 이같은 성취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번 목표를 정하면 쉼없이 밀어붙이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도 겸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Cadet Simone Askew, of Fairfax, Va., who has been selected first captain of the U.S. Military Academy Corps of Cadets for the upcoming academic year, answers question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West Point, NY, Monday, Aug. 14, 2017. This marks the first time in history that an African-American woman will take the top position in West Point's cadet chain of command.. (AP Photo/Richard Drew)

Cadet Simone Askew, of Fairfax, Va., who has been selected first captain of the U.S. Military Academy Corps of Cadets for the upcoming academic year, answers question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West Point, NY, Monday, Aug. 14, 2017. This marks the first time in history that an African-American woman will take the top position in West Point's cadet chain of command.. (AP Photo/Richard Drew)

애스큐의 어머니는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백인여성으로, 애스큐의 흑인 아버지와 수년전 이혼했다. 그녀는 “흑인여성도 잘할 수 있다는 이정표를 확실히 세우는 여단장이 돼주길 바란다”고 딸에게 당부했다.
애스큐는 내년 봄 졸업후 정보 장교로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기에 이같은 행운이 찾아왔다”며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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