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민박집 성폭행, 같은 집서 4번 더...에어비앤비 "나몰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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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와 후쿠오카 에어비앤비 검색 결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구글 지도와 후쿠오카 에어비앤비 검색 결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지난달 중순 일본의 후쿠오카에 있는 한 민박집에서 한국인 이용객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사건이 알려진 이후 같은 민박집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거나 주인이 권한 술을 마시고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추가로 나왔다.

13일 SBS에 따르면 민박집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여성은 지난달 신고자를 포함해 5명에 이른다. 작년 6월과 9월, 올해 초와 2월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A씨의 경우에는 올해 초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를 통해 지난달 국내 알려진 문제의 민박집을 이용했다. 새벽 1시쯤 집주인이 이불을 들쳐보는 모습에 놀라 다른 호텔로 숙소를 옮겨야 했다. A씨는 주인이 건넨 종이컵 술잔 안에 하얀색 가루가 남아 있었다며,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역시 같은 민박집을 이용한 B씨도 새벽 4시쯤 주인이 옆에 누워 자신의 몸을 만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B씨 역시 주인이 준 청주를 한 두 잔 마셨다. B씨가 "아니다. 싫다. 왜 그러냐"고 말했지만, 주인은 "Why(왜)? Why(왜)? 어제 좋았지 않았냐"고 말했다.

잠에 취해 정신이 없던 B씨는 집주인에게 지난밤 자신과 성관계를 했는지 물었지만, 집주인의 대답은 황당했다. 자기도 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걱정되면 임신 테스트를 해보라는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작년 6월, 9월 해당 민박집을 방문한 C씨와 D씨 역시 주인이 건넨 청주를 마시고는 잠에 빠졌다. 지난달 처음으로 알려진 이 민박집의 성폭행 사건 역시 한국인 투숙객에게 술을 권했다. 수면제를 이용한 성폭행 시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에어비앤비 측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얀색 가루를 발견한 A씨가 에어비앤비 측에 해당 민박집의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지만, 에어비앤비 측은 조사해 보니 호스트가 나쁜 의도를 품어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일본 경찰이 주인을 무혐의 처리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의 답변은 거짓말이었다. 후쿠오카 총영사관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한 적도 없고, 에어비앤비에 그런 통보를 한 적도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뒤늦게 에어비앤비 측은 제3자를 통해 들은 말이라며 뒤바뀐 입장을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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