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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꼭 알아야할 다섯 가지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북한의 치킨게임이 점점 과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CNN이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알아야 할 12가지 사실’이라는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흥적이고 거친 태도를 버리고 북한 문제의 근본부터 제대로 파악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 지도부의 속내는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까. CNN이 짚은 사실을 다섯 가지로 간추렸다.

핵무기 개발은 북한에 가장 '가성비' 높은 협상 수단 #중국이 해결할 수 있지만, 미국 생각만큼 간단치 않아 #결국 베이징과 워싱턴 간 신뢰 구축이 관건될 것

하나. 북한에 핵무기는 가장 ‘가성비’ 높은 협상 수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첫 번째 사실로 “북한 지도자들에게 핵무기는 그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있어 가장 ‘가성비’ 높은 수단이란 것”을 꼽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그 수뇌부의 관점에서 핵무기는 “다른 나라들이 북한을 왕따시키는 것을 막는 일종의 보험”이며 “북한과 같은 최빈국이 만약 재래식 무기를 통해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설명이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보유할 때의 비용이, 그것을 포기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믿게 될 때” 핵을 버릴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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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대북 제재 효과는 글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그러나 김정은에게 ‘핵을 포기했을 때의 이익이 더 크다’고 믿게 하는 일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5일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대북 제재 조치에는 북한의 석탄과 철ㆍ철광석ㆍ납 등의 수출을 봉쇄하는 강력한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 조치로 북한이 태도를 바꾸리라곤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외려 제재 때문에 수십만 명의 북한 주민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잔혹한 북한 정권의 특성상,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핵무기 개발을 앞세울 가능성이 더 크단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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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중국이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지난 7월 30일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 군복을 입고 사열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CCTV 화면 캡처]

지난 7월 30일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 군복을 입고 사열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CCTV 화면 캡처]

이런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키’를 가지고 있는 쪽은 역시 중국이다.
CNN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이 북한과의 무역은 물론 생명줄인 원유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믿을 만한 방식으로 표명하는 것”뿐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보호가 없다면 북한은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미국의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이 북한에 주는 것도 많지만 “북한 또한 저렴한 천연 자원과 풍부한 노동력 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생명줄을 끊어 북한 정권이 삽시간에 붕괴하는 일이 생긴다면 당장 중국이 입을 피해 또한 크다. 중국에 있어 북한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원유 차단 등에 미온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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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이대로 두면 북한이 외려 중국에 영향력 행사할 수도

하지만, 이런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다.
북한은 점점 중국에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북한 수뇌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핵무기 프로그램은 중국이 지지하는 핵확산 금지 조약에 반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북한에서 핵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중국 북동부도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CNN은 “북한의 핵무기는 아시아에서 핵무장 경쟁 가능성을 높이는 등 여러 위험을 야기하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 베이징의 이익에 반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 상태를 그대로 보고 둔다면 오히려 북한이 중국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다섯. 베이징과 워싱턴의 신뢰가 문제 해결의 열쇠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은 역시 중국의 판단이다.
중국이 “핵무장을 한 북한과 함께 살 수 없다고 믿는다면, 북한 지도부가 붕괴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만약 중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중국은 역내 가장 강력한 강대국으로 부상하며,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단번에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방송은 강조했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 간의 신뢰다. CNN은 “중국이 전략을 변환하려면 베이징과 워싱턴간의 ‘신뢰’가 중요한데, 미국 행정부가 현재 신뢰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변화는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이해 관계를 꼼꼼히 따져 현재 노선을 수정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 체제가 스스로 붕괴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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